
교보문고 광화문점 내 전시공간인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는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의 공동 주최로 열리는 ‘그림, 신여성을 읽다 - 신여성의 탄생,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작품전’이 2018년 31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최된다.
‘그림, 신여성을 읽다 - 신여성의 탄생,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작품전’은 2006년부터 한국의 대표적 문인들의 시나 소설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문학그림전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는 나혜석 ‘경희’ 소설 발표 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리는 것으로, 경희는 한국문학사에서 여성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첫 소설로 ‘경희’라는 소설 속 인물을 통해 당대의 통념과 고정관념에 저항하는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 문학그림전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강유진, 김선두, 박영근, 방정아, 이진주, 정종미’ 6인의 중견화가가 참여했다. 6인의 화가는 나혜석의 ‘경희’를 포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여성작가로 평가받는 ‘김일엽(김원주)’의 대표적 단편소설 ‘순애의 죽음’, 김명순의 ‘탄실이와 주영이’등 12편의 문학작품을 그림으로 형상화 했고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의 모습도 초상화로 완성했다.
강유진 화가는 사진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재조합 함으로써 작가의 주관적 시선과 외부의 객관적 대상을 한 화면에 동시에 담아내면서, ‘칠면조’와 ‘자각’의 작품 주제를 형상화하였다. 김선두 화가는 장지기법을 이용, 김일엽의 작품 세계를 다양한 이미지의 변주를 통해 그려냈다. △박영근 화가는 나혜석 작품에 드러나는 신여성의 이미지를 유화로 공격적이고 묵직하게 표현해냈다.
방정아 화가는 평면적이고 원근감을 왜곡시킨 화면 구성, 표현주의적인 붓질과 색채 사용을 통해 김명순의 작품과 초상을 그려냈다. 이진주 화가는 손등의 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극사실화로 얼굴을 가린 여인, 바늘과 피를 괸 손 등을 묘사, ‘현숙’과 ‘원한’의 주제를 형상화했다. 정종미 화가는 현대화한 전통적 채색기법과 자연색상의 천과 한지를 이용하여 선각인 김일엽의 초상, 그리고 김명순 작품 속 인물의 순정을 독특한 어법으로 실체화했다.
나혜석 ‘경희’ 소설 발표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 ‘그림, 신여성을 읽다 - 신여성의 탄생,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작품전’은 교보아트스페이스 전시 이후 10월 23일부터 12월 20일까지 교보문고 합정점에서, 12월 27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용인문화재단 포은아트갤러리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
또 전시에 맞춰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의 소설그림집 ‘경희, 순애 그리고 탄실이’이 출간된다. 이 책의 편자인 심진경 평론가는 원을 손상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시대상의 분위기를 살려 수록 작품들을 현대어로 번역하였고 작품 해설도 실었다. 소설과 그림이 함께 실리는 이 책은 문학과 미술이 상호 소통한 작업의 소중한 결과물인 동시에 격동의 근대사 속에 여성작가의 길을 개척해온 선배 문인들에게 바치는 헌정서라고 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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