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사용처 늘어나는 암호화폐, 거래소 역할 재조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3 11:15

수정 2018.09.03 11:15

정부는 '투기의 온상'으로 평가절하...정책 재정립해야 
암호화폐가 단순 투자목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생활용 서비스 재화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거래소가 당초의 투자자 거래 지원 역할에서 실제 활용되는 암호화폐를 교환하고 사용량을 늘리는 '토큰경제'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투기의 온상 수준으로 낮춰 생각하고 규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정부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거래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라인 생태계에서 이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제공되는 '링크'나 뷰티 플랫폼 '코스미'에서 활용되는 '코스모코인'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을 더욱 독려하기 위해서는 이 암호화폐들이 거래될 거래소가 필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토큰경제'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사진=연합뉴스
암호화폐 거래소가 '토큰경제'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사진=연합뉴스
■이용자 참여 독려하려면 거래소는 필수
블록체인 기술은 기본적으로 참여자들이 자발적 참여에 의해 가동되며 참여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지급한다. 이용자들이 받은 암호화폐를 실제로 활용하거나 수익화시키기 위해서는 거래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라인이 이용자들의 참여를 위해 라인 서비스를 이용할때마다 '링크'라는 암호화폐를 준다. 이 '링크'는 라인 생태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면 기존의 적립식 포인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링크'가 거래소를 통해 다른 암호화폐로 거래되고, 실제 현금으로도 바꿀 수 있게 되면 이용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라인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라인이 암호화폐 '링크'를 선보이기에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선보인 것도 결국 거래소가 토큰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향후 '링크'는 거래소 '비트박스'의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역할 커지는데… 정부는 '투기장' 취급만
이처럼 거래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가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업종에서 제외하겠다는 시행령을 입법예고하자 블록체인 업계가 거세게 반발한 것도 거래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소를 건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법인계좌를 활용한 우회영업 등 불투명한 방식의 운영이 아니라, 시중은행의 실명확인계좌를 통한 투명하고 안전한 거래를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거래소의 보안 투자를 늘리기 위한 보안심사 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 정부는 거래소를 투기장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이 거래소"라며 "거래소 없이는 토큰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소를 건전하게 육성하지 않으면 블록체인 산업 발전도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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