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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에서 저가폰으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던 샤오미가 두번째 무기를 꺼내들었다. 이번엔 모바일 결제서비스다. 현지언론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샤오미가 중국에서 서비스하던 ‘미 페이(Mi Pay)’를 인도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시장에 발을 담근 삼성페이와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삼성페이와 격돌 불가피
샤오미는 미 페이를 현지 플랫폼인 UPI방식으로 인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UPI방식은 인도정부가 승인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현지 주요 은행 계좌와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연결해 쓸 수 있다.
미 페이는 샤오미가 2016년에 중국에서만 내놨던 결제 서비스다. 인도 진출을 감행한데는 시장 성장속도를 감안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016년 11월 화폐개혁을 단행하자 시장에 돌던 현금이 급격히줄고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했다. 시중에 유통되던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사용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인도 시장에는 구글의 테즈(Tez), 왓츠앱 페이, 폰페(PhonePe), 페이티엠(Paytm), 트루콜러(Truecaller), 프리차지 등의 결제 서비스가 나왔다.
삼성전자도 인도에서 2017년 3월 삼성페이를 출시했고, 1개월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QR코드결제와 공과금납부 등 특화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인도 디지털 결제시장은 2023년 1조달러(약11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 페이가 퍼지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초저가폰까지 결제 서비스를 붙일 수도 있어서다. 샤오미는 현재 어떤 모델에 모바일 결제 기능을 넣을지를 고려중이다.
삼성페이는 주로 중가 모델과 고가 모델에 들어가는 기능이다. 현재 인도 시장에선 갤럭시S, 갤럭시노트 이외에 J시리즈 일부 모델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 기능을 중가대 이해 모델에도 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10일 갤럭시노트9 출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술, 혁신기술에 대해 필요하면 중가대에도 먼저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하고 개발 내부 조직도 바꿨다"고 말한 바 있다.
■구글페이, 페이티엠 등 넘을 수 있을까
삼성페이와 미페이가 넘어야 할 산은 따로 있다. 구글페이와, 페이티엠 등 선두 주자를 따라잡아야 한다. 구글은 테즈(Tez)라는 이름으로 인도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다. UPI방식 결제 비중은 이미 75%를 넘어선 바 있다. 현지 업체인 페이티엠은 이용자 3억명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도 가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 모바일 결제업체 페이티엠(Paytm)의 모회사 ‘원97 커뮤니케이션’에 자금을 투입했다. 업계에선 투자금액을 약 3억달러(약 3349억원)로 추정한다. 버크셔가 인도시장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핏은 앞으로 투자금액을 늘려 3~4% 상당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페이티엠은 중국 알리바바와 일본 소프트뱅크도 투자해온 회사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닷컴에 따르면 인도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대비 모바일 결제 비중은 2016년 16.5%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약 30%로 급증할 예정이다. 이마케터는 2021년에는 모바일 결제비중이 약 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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