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특사단 방북결과
18~20일 평양정상회담 맞춰 내주 판문점서 실무자회의
비핵화 시간표 제시한 김정은 "美와 적대관계 청산도 원해"
18~20일 평양정상회담 맞춰 내주 판문점서 실무자회의
비핵화 시간표 제시한 김정은 "美와 적대관계 청산도 원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집권 10년차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임기가 끝나는 2021년 1월 전까지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일종의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했다.
2020년 말까지가 현재의 남·북·미 정상이 마주할 수 있는 비핵화 완료와 평화협정 체결 시한이라는 것이다. 북·미 대화 중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진 '협상의 시간'은 약 2년이다.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 문 대통령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간 평양을 방문,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제3차 남북정상회담(문재인정부 내 남북정상회담 횟수 기준)을 한다. 이번 만남은 비핵화 시간표의 첫 관문인 '종전선언'으로 가기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날짜(18~20일)와 함께 이를 위해 다음주 초 의전·경호·통신·보도에 관한 남북 고위 실무협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지난 5월 2차 정상회담(판문점) 이후 넉달 만이다.
전날 정 실장을 만난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비핵화 실현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정 실장이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의 70년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종전선언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 내 보수진영의 의구심에 대응,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아울러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비핵화 선제적 조치에 대한 선의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수용해주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더욱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해나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사단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논의와 함께 남북 문제도 협의했다. 정 실장은 "현재 남북 간에 진행 중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계속 진전시켜 나가고, 남북정상회담 계기에 상호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며 남북 간 의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척시키기로 한 점을 언급했다.
또 "남북은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18일 이전)에 개소하기로 하고, 필요한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며 "이번 특사 방북 결과는 미국 등 유관국에 상세히 설명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특사단의 이번 방북에서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얘기는 없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8시께 백악관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런 내용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비핵화 협상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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