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7년 뒤 은행업무 3분의 1 사라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9 17:56

수정 2018.09.09 21:01

NH금융硏 김홍년 연구위원
"AI 인력대체 속도 빨라져.. 우리나라 혁신대비 못하면 해외대형금융사 먹잇감돼"
"7년 뒤 은행업무 3분의 1 사라진다"

금융권에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7년뒤에는 은행 업무의 30% 가량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디지털 대변혁기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금융업 종사자들의 대량 해고와 시장 잠식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9일 씨티은행과 NH금융연구소에 따르면 NH금융연구소김홍년부연구위원은 '해외 금융기업의 인공지능(AI)을 기반한 디지털 혁신 현황 점검'에서 씨티은행 연구진의 통계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25년께 디지털 혁신모델이 전 은행에 안착되고 지급결제, 투자 부문에선 중국 기준 최대 50%의 거래량이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분야의 일자리도 그만큼 사라진다는 뜻이다.

디지털화로 인해 상실되는 서비스 규모는 나라와 분야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지급결제, 투자부문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선진국인 북미와 유럽에선 지급,결제,투자 , 중소기업대출 분야에서 34%의 서비스가 디지털로 전환되며 중국은 이 보다 많은 50%의 서비스가 디지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위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주류 금융기업들의 경우 업무의 효율성과 금융 프로세스 개선에 초점을 두고 디지털 혁신을 이용하는 반면 이머징 시장에선 핀테크, 빅테크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버리는 금융업 재창조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급결제와 투자시장이 빅테크,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디지털 혁신모델을 통한 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비(非) 정보기술(IT)분야에선 가장 많이 AI에 투자하고 있다. 씨티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은 2016년 AI분야에 19억달러를 투자했지만 내년에는 75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측됐다. 3년만에 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는 헬스케어(2019년기준 53억달러), 소매(2019년 50억달러)분야의 AI 투자액보다도 월등히 많다.

금융권의 AI 활용은 빅데이터 활용과 리스크 관리에 특히 유용하다. 대표적으로 고객 행동, 소비 패턴 등의 분석을 통해 금융회사에 고객 관리를 강화할 수 있으며 고객과 임직원의 행동 패턴을 추출해 금융사기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일례로 웰스파고와 JP모간은 최근 AI 기반의 신규 지급결제 조정 솔루션을 도입해 기업 고객들이 매출채권 회전일을 단축하고 현금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HSBC는 무역금융에 로보틱 기술을 활용해 관련 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주요 정보를 추출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금융업 종사자들의 거취 문제다. 단순업무가 아닌 고부가가치의 일을 적극 찾아 대세에 적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은 "AI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인력도 감축시킬 것이며, 점포 효율화를 통한 지점 감소 등, 금융업 종사자에게 긍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디지털 혁신이라는 흐름에서 머뭇거려 도태되는 순간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해외 대형 금융업체에게 시장을 뺏길 수 있다" 고 조언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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