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囊中之錐)란 고사성어가 있다.
NTL를 활용한 루이스 마티네스 시카고대 교수의 최신 연구가 재밌다. 그는 179개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 17년치(1992~2008년) GDP와 인공위성이 포착한 불빛의 강도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영국.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에선 "위성에서 보는 불빛이 10%가량 밝아졌을 때 GDP가 2.4%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중국.캄보디아 등은 같은 조건에서 GDP가 2.9~3.4%가량 높아졌다. 이를 토대로 마티네스 교수는 '독재국가'들이 통계조작으로 'GDP 부풀리기'를 기도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최근 북한의 대남 경제 '훈수'가 퍽 황당하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7일 "현 당국의 소득주도성장론은 허황하기 그지없는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얼핏 보면 세계 최빈국 반열의 북한이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인 남한을 조롱한 꼴이다. 물론 북한의 진의는 "남조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데 있다"는 주장에서 드러난다. 한마디로 빨리 '남북 경협 보따리'를 풀라는 요구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는 북한의 뜬금없는 훈수의 함의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검증 안 된 소득주도성장론을 마구 밀어붙이다간 몇 년 후 위성사진에서 한반도 남쪽의 불빛도 흐릿해지면서 대북지원 여력도 고갈될 것이란 사실을….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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