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13년에 만든 카카오페이지에 이어 오는 13일께 네이버북스를 개편한 '시리즈'가 출격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네이버북스에 만화·소설 등을 공급하는 업체에게 네이버북스를 개편해 시리즈 출시를 알리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시리즈도 카카오페이지와 같이 독점 웹툰, 웹소설, 장르소설, 만화를 이용자에게 유료로 제공한다. 특히 이 둘의 공통점은 유료 콘텐츠를 이용자가 보는 방식이자 비즈니스 모델이다. 카카오페이지의 비즈니스모델이자 카카오 픽코마에서도 성공한 '기다리면 무료'와 유사한 '너에게만 무료'가 네이버 시리즈에 도입되는 것.
기다리면 무료는 이용자가 다음 회차 작품을 무료로 보려면 3일이나 일주일 등 정해진 시간을 기다리고 돈을 내면 다음편을 볼 수 있게 한 서비스로, 카카오페이지가 지난 2014년 10월에 도입했다. 충성 이용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돈을 내고 콘텐츠를 보는 문화를 형성하는 똑똑한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다리면 무료는 이용자마다 콘텐츠를 보는 시간을 다르게 적용한 서비스로 카카오가 원조"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IP로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전략에 힘을 싣기 위해 지난 4월 카카오에서 페이지 사업부문을 자회사 포도트리로 넘기고, 최근 포도트리 사명을 카카오페이지로 바꾸기도 했다.
네이버 시리즈도 기존 네이버북스에서 사용하던 재화를 '쿠키'로 통합하고, 쿠키를 통해 1회 1작품을 볼 수 있는 이용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유료 정책을 변경한다. 돈을 내면 이용권으로 작품을 보고, 이용자가 일정한 시간을 기다리면 그 이용자만(너에게만) 무료로 작품을 볼 수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2년 3월 업계 최초로 유료 콘텐츠 활성화 모델인 미리보기 시스템을 도입했고 네이버북스의 '오늘 또 쿠기'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너에게만 무료를 도입한 것"이라면서 "콘텐츠 시장은 웹툰, 웹소설은 물론 동영상, 스포츠,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이용자 시간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IP의 영상을 담당하는 점에서 카카오M(신설)과 스튜디오N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연내 신설되는 카카오M(가칭)은 카카오 독자 IP를 직접 제작, 글로벌 유통을 담당한다. 네이버의 스튜디오N은 웹툰의 영상화(드라마·영화)를 연결하는 IP 브릿지 회사로 지난달 초 설립됐다. 신임 대표로 한국 영화계의 실력자 권미경 전 CJ ENM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선임할 정도로 웹툰 IP를 제대로 영상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카카오M(신설) 대표에도 김성수 전 김성수 CJ ENM 대표를 영입한다는 설이 업계에 퍼질 정도로, 카카오M 역시 영상제작전문가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네이버, 카카오의 경쟁적인 콘텐츠 전략은 유료 콘텐츠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고 콘텐츠 시장 저변이 넓어진다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기업과도 경쟁하는 격전지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자에게 통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일 것"이라면서 "독자 IP가 있다면 제작이 뒤따르는 것은 시장 흐름이고 아직 유료 콘텐츠 시장은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해서 넓혀갈 측면이 많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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