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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공유업계와 택시노조간 줄다리기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13일 관련 업계, 정치권, 당국 등에 따르면 택시노조는 SK텔레콤과 택시배차앱을 개발키로 했다. 전국택시기사의 96%가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택시를 이용해왔다. 이번 공동개발은 택시노조가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와의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승차공유앱 '럭시'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출퇴근 시간의 수요·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승차공유 서비스를 준비했다. 다만 택시업계와의 상생안을 찾기 위해 서비스 출시일을 미루면서 정부, 택시노조와 협상을 꾸준히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택시노조가 '모든 카풀앱은 불법'으로 선언한 뒤 협상은 진전이 없었다. 택시노조는 오히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선택했다. SK텔레콤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기술을 개발중이다. 1위 내비게이션 티맵을 운영중이고 카카오택시와 같은해에 T맵택시를 운영한 적이 있다. SK그룹은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1위업체인 ‘그랩’에 지분이 있다. 국내 차량공유기업 ‘쏘카’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택시 배차앱) 공동개발을 협의 중"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택시배차앱을 출시해 시장에 안착하면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와의 시너지도 높이고 자율주행 기술과도 연결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택시노조 역시 택시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것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ICT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 개발은 이뤄져야 하고 자율주행택시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영리 목적, 모든 종류의 카풀앱은 불법행위로 반대하며 SK텔레콤에도 이 같은 부분을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택시노조는 동시에 카풀 앱을 막기 위한 투쟁 전선을 정치권으로 넓혔다. 실제 승차공유를 허용하는 여객운수법의 예외조항마저 없애는 개정안이 정기국회 내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으로 승차공유의 미래는 국회로 넘어가게 된 셈이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택시노조가 한목소리로 카풀은 절대반대라고 하지만 국회에서 법안이 상정되면 공청회 등을 통해 공론화과정을 거치고 그러면 합의된 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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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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