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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청와대 고용정책 속도조절 공감대...소주성은 유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2 17:40

수정 2018.09.12 17:40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탄력근무제 단위 시간 조정,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등 시장에서 지속 제기된 이슈들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당, 청와대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에 재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속도조절, 수정·보완 언급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재점검을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신규 취업자수가 두 달 연속 1만명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청년실업률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책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흐름 측면에서도 설비·건설투자 등 각종 지표도 경기하락 국면을 예고하고 있어서 시급한 정책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10.9%에 대해선 ‘불가역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통계청이 공개한 8월 고용동향을 언급하며 “여러 가지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고용 상황이 단시간 내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우리 경제에서 일자리 증가를 견인해왔던 서비스업이 7월 증가폭이 줄다가 8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도·소매, 숙박음식, 시설관리 등 취약업종 중심으로 고용이 부진했던 것이 7~8월에 확대된 것으로 본다고 김 부총리는 추정했다.

김 부총리는 “조선, 자동차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특히 우리가 아픈 부분은 서비스 부분”이라며 “마음이 무겁다”고 피력했다.

다만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나 포용적 성장에 대해선 꺼내지 않았다.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자칫 불협화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기조는 유지하되, 고용부진 해소를 위한 세부 정책은 재점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청와대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여러 논의를 해왔다”며 “각론에 해당하는 세부 정책(최저임금, 탄력근무제)에 대해선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와 청와대가 이와 같은 ‘일부 고용정책의 속도조절’ 발언에 대해 중지를 모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이끄는 수장들의 불화는 양측에서 모두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와 청와대는 정리되지 않은 회의석상 발언이 밖으로 나오며 비판을 받았다.

김 부총리와 청와대가 고용정책 속도조절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당장 최저임금과 탄력근무제 단위 시간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총리의 발언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은 내년 이후 인상 규모와 기업 지원책 등에 대해 조정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이미 최저임금 1만원 공약파기에 대해 사과했다.

정부가 2022년까지 내놓을 예정이던 탄력근무제는 적용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경기하락 국면에선 근로시간단축의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탄력근무제는 일이 많을 때 노동시간을 늘이고 일이 없을 땐 쉴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김 부총리는 “단기간내 추동력 있게 추진하고 보다 긴 시계에서 일자리 상황, 정상적으로 복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시장과 기업의 소리에 귀 더 기울이고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정책은 속도와 강도를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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