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이원영 원장은 13일 "발은 생명과 직결되는 부위가 아니어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쉽게 부상을 입는 부위"라며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쿠션 없는 슬리퍼나 하이힐 등 발 건강에 좋지 않은 신발을 신는 사람들이 늘면서 족부 질환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삐끗하면 냉찜질로 응급처치
발목 염좌는 보통 3단계로 구분한다. 1도 염좌는 인대가 늘어난 정도에 따라 정상적인 운동범위가 가능하다. 2도 염좌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상태이며 부종이나 멍 등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경우에 따라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걷다가 살짝 삐끗한 경우에는 대부분 1도 염좌인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얼음으로 접질린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나 부목 등을 사용해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응급처치를 시행한다.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냉찜질을 할 때는 한 번에 20분 이내로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부종이 없는 경우에는 온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좋게 해 관절 및 근육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손상조직의 회복을 돕도록 한다. 또 약물로 통증을 완화하면서 약 1주간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2도 염좌(중등도)는 부분 인대파열로 인해 소량의 출혈과 함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걸을 때도 약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 경우에는 인대의 일부만 파열되었기 때문에 압박붕대 또는 부목 고정, 물리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회복기간은 약 3주가 걸린다.
3도 염좌(중증)는 인대가 완전 파열된 심각한 손상이다. 발목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고 체중을 지탱하기가 힘들다. 보행이 어렵고 극심한 고통과 함께 부종, 출혈 또는 멍이 생겨 석고를 이용해 고정을 해야 된다. 심각한 경우 파열된 인대를 복구하는 수술을 해야 된다. 중증도의 회복기간은 약 6주가 걸린다.
■같은 부위 계속 다치면 치료해야
특히 1도 염좌인 경우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같은 부위를 계속 접질린다면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용상 부원장은 "등산 및 야외 활동이 많은 계절에는 발목을 접질리면서 발목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찢어지거나 손상을 입는 발목염좌 환자가 많다"며 "반복적으로 발목을 접질린다면 향후 발목 연골손상으로 이어져 발목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목을 접질린 후 발목 주변의 시큰거리는 느낌과 붓기가 동반된다면 파스나 소염제에 의지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을 지속적으로 접질리는 '만성 발목염좌' 상태이거나 발목을 디딜 때 불안정한 상태인 '발목 불안정증'은 X-레이 검사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전문의의 자세한 문진, 촉진을 통해 발목의 상태를 진단받고 치료해야 한다.
단순 발목염좌를 겪은 후에는 인대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발목의 근력을 높이는 운동을 시작한다. 발목을 지속적으로 접질리는 만성 염좌라면 관절내시경으로 기능을 못하는 인대를 재건한다. 관절내시경은 약 5~10mm의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의료 기구가 진입해 정확한 진단 후에 치료를 진행한다. 관절내시경 치료는 손상된 인대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손상된 인대와 연골 부위 치료까지 가능해 정확하고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후에는 지속적인 스포츠 재활치료를 통해 발목의 기능을 회복하면 무리없이 야외 및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다.
■ 발목 운동으로 염좌 예방해야
발목 염좌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발목 운동이다. 발가락 벌리기, 발끝으로 서있기, 발목 돌려주기 등을 반복해 발목 주변 근력을 유지하고 유연성이 키워진다. 또 평소보다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 전에는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신발을 착용하도록 한다.
걸을 때에는 최대한 발목이 좌우로 틀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자주 삐는 사람은 가을, 겨울철에는 발목을 지지해줄 수 있는 목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도 좋다.
특히 산에서 발목 염좌를 피하려면 발바닥의 전체로 땅을 정확히 밟고, 천천히 리듬을 타면 걸도록 한다. 허리가 뒤로 빠진 상태의 구부정한 자세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기 쉽다. 또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걸어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발목을 삐는 부상의 위험이 크다.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로, 발은 신발 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이 착지시키며 걷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