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500弗 관세 폭탄에 中, 600억弗 보복관세 맞불
韓, G2의존성 커 발등의 불 장기적 수출다변화 펼쳐야
韓, G2의존성 커 발등의 불 장기적 수출다변화 펼쳐야
우리나라 수출 비중 1·2위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확전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 아세안 등 정부의 수출 다변화 정책이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스란히 국내 수출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만 더 높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2000억달러(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45개 품목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써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한 총 관세는 2500억달러로 전체 중국산 수입규모(5055억달러)의 절반가량에 이른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응해 총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1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길어질수록 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도 수년전부터 신흥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중국(G2) 의존도가 다른 국가로 이전되는 분산 효과는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총수출 대비 수출액 비중은 36.8%(2017년 기준)다. 전 세계 주요국 중 대만(38.4%), 일본(38.3%) 다음이다. 지난 2010년 35.8%에 비해 소폭 올랐다. 특히 지난해 대중국 수출 비중은 25%로, 2000년 10.7%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품목도 지난 2000년과 비교해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등 7개 품목이 동일했다.
먼저 내수시장이 큰 미국과 중국처럼 대규모로 품목을 수입할 만한 여력이 있는 단일국가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 꼽힌다. 대표적으로 13억 인구의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으로 꼽혔지만 그동안 세계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수출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인도 수출 비중은 지난해 2.6%로, 2010년(2.5%)과 유사하다.
장용준 경희대 무역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정부가 신남방·북방정책 등을 통해 아세안, 인도, 중동 등으로 수출 활로를 찾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 국가의 현재 절대적인 성장률 또는 성장속도가 미국, 중국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한계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기 성과에 치중해 반도체 등 주력 품목과 비교적 안정적인 수출 시장에 의존해온 정부의 수출 활성화 정책도 수출 다변화를 지체시킨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 다변화는 단기간에 급속도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이 수출 다변화를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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