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출 여건 빡빡 : 실수요자外 주담대 막혀.. 금리도 인상 요인 커져
(2) 전셋값은 불안 : 강남 재건축단지 이주 시작에 매매 대기자들 관망으로 턴
(3) 급매물 나올까 : 보유세 강화로 다주택자 압박, 물량 내놓을지 지켜봐야
(2) 전셋값은 불안 : 강남 재건축단지 이주 시작에 매매 대기자들 관망으로 턴
(3) 급매물 나올까 : 보유세 강화로 다주택자 압박, 물량 내놓을지 지켜봐야
정부가 주택수요를 억제하는 9.13 부동산대책에 이어 대대적 공급계획을 담은 9.21 부동산대책까지 잇따라 내놓으면서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힘겨루기 장세'에 들어갔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 주택시장은 그동안 앞뒤 안 가리고 달라붙던 매수세가 싹 사라졌다. 하지만 집주인들도 좀체 호가를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거짓말처럼 너무 조용하다"면서 "문의전화도 없지만 그렇다고 집을 팔겠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두 달이 주택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변수로 △대출여건 변화 △전세가격 불안 △급매물 출현 여부 등 세가지를 꼽았다.
■담보대출 막히고 대출금리↑
9월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정책금리 차이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주택시장이 한·미 금리인상에 주목하는 것은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금리는 4% 안팎에 달한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연 5% 가까운 조달비용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책금리가 오르지 않았어도 시장금리는 이미 올랐다는 얘기다.
더구나 정부는 9.13 부동산대책을 통해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자(투기과열지구 이상 지역)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주택담보대출을 막아버렸다. 이는 그만큼 주택시장에서 수요자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오르고 대출도 막히면 집값상승 압력도 줄어든다"며 "현재 주택시장의 모든 여건이 올 초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다시 요동칠까?
전셋값도 주택시장을 다시 요동치게 만들 중요한 변수다. 서울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서울은 8월 전셋값 변동률이 0.18%를 기록하며 전월(0.03%)보다 6배가 올랐다. 주요 택지지구에서 공급과잉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수도권도 전셋값 변동률이 지난 8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10월부터 전세 성수기가 시작되는 데다 서울 강남권 주요지역 재건축 단지에서 대거 이주가 시작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서초구에서 신반포3차, 반포경남 등이 이주를 시작한 상황이고 송파구 진주.미성, 서초구 반포주공1.방배13구역 등에서 연말까지 이주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7월부터 이주가 시작된 신반포 3차는 1140가구, 반포경남도 1056가구에 달한다. 또 이르면 연말부터 이주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포주공1단지는 3590가구의 매머드 단지다.
집을 사려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잇단 부동산대책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 멈추자 전세 수요자로 다시 돌아설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세 수요자가 늘면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서울 송파구에서 9500여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와 강남구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1950가구) 등을 비롯한 대단지들이 대거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셋값이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내년에는 강동구 고덕지구 5개 단지에서 1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강남권 등 급매물에 주목
정부의 보유세 강화 조치로 서울 강남권 등 고가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급매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부는 내년 주택 공시가격을 (실거래가격에 맞춰) 현실화하겠다며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는 경고를 계속 보내고 있다. 실제 내년부터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서울 주요지역의 고가주택 보유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엄청나게 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보유세를 강화하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게 될 것이고,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기 쉬워진다"고 전망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신도시 4~5곳을 비롯해 30만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집을 파는 다주택자가 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비거주 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했기 때문에 오히려 매물이 더 잠길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이를 적용할 테니 주택을 팔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지만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확대 정책으로 다주택자의 매물이 잠긴 상태에서 이제는 세제혜택을 보던 장기보유주택까지 매물시장에서 사라지게 돼 주택시장에서 매물난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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