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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 대정부질문]김동연 부총리 "단기간에 고용회복 쉽지 않아… 최저임금 차등적용 검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2 17:22

수정 2018.10.02 17:22

"고용지수 가장 나쁜 상황..산업구조조정계획 곧 발표"
비인가 예산자료 유출 놓고 심재철과 30분간 난타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가재정정보시스템' 접속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가재정정보시스템' 접속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고용부진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까지 한 것은 하반기 들어서도 침체될 대로 침체된 고용상황이 풀리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김 부총리가 9월 취업자 수 증가율 마이너스 가능성을 공식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10년 1월(-1만명)이 마지막이다.

이날 김 부총리는 정부 비인가 예산정보를 무단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면 충돌했다. 두 사람이 30여분간 팽팽한 설전을 이어가는 내내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고용부진 지속에 대국민 사과까지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고용지수가 매달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의 질의에 대해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제일 안 좋은 상황 중 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김 부총리는 고용회복 시기를 전망하는 이 의원의 질의에 "단기간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조적·경기적 문제와 일부 정책의 효과 등이 같이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가 지적한 일부 정책 효과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이다. 향후 정부 정책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김 부총리는 "8월 고용수치 중 가슴아픈 통계 중 하나가 서비스 쪽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민감업종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차등적용하는 방안도 정부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폭으로 일정한 밴드('범위'의 의미로 해석됨)를 주고, 지방에 결정권을 주는 것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이 아닌 업종별 차등적용 방안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됐으나 부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 부총리는 "주력산업인 제조업을 포함한 산업구조조정 종합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저생산 문제 해결과 산업구조조정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동안 일부 조선사, 자동차, 타이어 등의 구조조정 문제가 워낙 목전에 닥쳤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조선·자동차·유화·철강 등과 함께 신산업 분야까지 포함해 쭉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무단 유출" vs. "관리실패"

정부 비인가 예산자료 논란을 두고 김 부총리와 심재철 의원 간에 날 선 공방도 펼쳐졌다.

다섯 번째 질의자로 연단에 오른 심 의원은 작심한 듯 시작부터 대형스크린을 통해 기재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해 직접 자료를 열람하고, 내려받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재생했다. 백스페이스를 누르자 논란이 되고 있는 비인가 예산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해킹 등 불법적인 과정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정보관리에 실패한 정부가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검찰에 고발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총리도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심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심 의원이 청와대 등에서 일부 업무추진비가 불법적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하자 김 부총리는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 입력하는 코드번호와 디브레인상 코드번호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 의원이 열람한 자료는) 기재부에도 권한이 주어지지 않아 볼 수 없는 자료"라면서 "극히 일부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단순 클릭 6회로 열람이 가능했다는 심 의원의 주장도 반박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시연한) 그 같은 루트를 찾아가는 데 적어도 여섯 번의 경로를 거쳐야 한다"면서 "더욱이 '감사관실용'이라고 같이 뜨는 경고도 무시하고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비인가라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실 보좌진이 지난 5년간 올랩(OLAP·재정분석시스템)에 20여회 접속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7월부터 약 140회로 접속횟수가 급증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설령 우연히 백스페이스를 눌러 들어갔다고 해도 190회에 걸쳐 최대 100만건 이상이 다운로드가 됐다"며 "사법당국에서 위법성 여부를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의원은 청와대와 기재부 등 정부부처에서 정부클린카드 사용이 금지된 밤 11시 이후 심야시간과 휴일에 펍, 이자카야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업무관련성이 입증이 되면 문제가 없다"면서 "기재부의 경우 이자카야나 펍 등의 상호를 가진 곳의 사용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부 기타 일반음식점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부총리는 "(52개 정부부처에 대해) 감사원 전수조사를 요청했으니 결과를 보고 문제가 된다면 일벌백계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비인가 자료를 반납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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