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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톱날을 숫돌로 위장 中, 美 관세폭탄 회피 편법 기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7:08

수정 2018.10.09 17:08

다른제품 코드 붙여 수출 동남아 등 우회 시도 늘어
다이아몬드 톱날을 숫돌로 위장 中, 美 관세폭탄 회피 편법 기승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미국의 수입 관세를 피하거나 줄이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대미(對美) 수출품에 다른 제품 코드를 붙이는 편법 사례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모든 외국산 수입품에 HTS 코드로 불리는 10 자릿수의 분류 번호를 부여하며 현재 미국에서 사용하는 HTS 코드는 총 1만8927개에 달한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 코드의 오분류 건수가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현재로서는 많지 않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면서 기재한 의심스러운 코드에 관한 미국 세관의 결정이 증가했다는 것은 중국업체들의 대미 수출품 코드 조작이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년 7월 미국 세관이 중국산 수입품 코드 분류와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은 146건으로 6개월 전에 비해 거의 3배 늘었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의 덤핑 의혹 조사도 60% 증가했다.

법률회사 와일리레인LLP의 무역 담당 파트너 티모시 브라이트빌은 WSJ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중국산 철강에 25% 관세 부과를 명령한 뒤 중국산 강판은 미국에 터빈부품으로 코드가 변경돼 수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강관 수입은 11% 감소한 반면 터빈으로 분류되는 '전기 발전용 세트' 수입은 121% 치솟았다.


중국산 다이아몬드 톱날에 부과되는 82%의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숫돌로 분류 코드를 변경한 사례도 발견됐다. 미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제조업체가 지배하는 캘리포니아 소재 2개 수입업체들이 이런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하려 시도했다.

중국산 합판은 관세 회피의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1월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표면이 딱딱한 합판에 183.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표면이 부드러운 합판 관세율은 여전히 0~8% 수준이다. 합판 코드는 목재의 형태와 두께 등에 따라 총 88개로 나뉜다. 지난해에 표면이 딱딱한 중국산 합판의 미국 수입은 20% 줄었지만 표면이 부드러운 합판 수입은 무려 549% 치솟았다. 표면이 부드러운 중국산 합판의 올해 상반기 대미 선적은 전년비 983%나 급증했다. 합판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시행한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 품목에 포함된다.

WSJ은 동남아 국가 등 제3국 브로커들을 통한 중국의 대미 우회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의 한 무역 중개인은 제품이 처음 선적된 항구나 관세 코드를 속이는 서류 바꿔치기를 관세 회피 관행의 사례로 인용했다.

중국에는 수출업자들이 관세 코드 정보를 교환하는 이샹휴이유(Yishanghuiyou)와 같은 웹사이트들도 존재한다. 지난 1월 이 웹사이트 포럼에는 "합판으로 만든 쟁반을 수출하기 원한다.
검열을 피할 수 있는 합판의 관세 코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어 "우리 회사가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답변이 올랐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관세 회피로 인한 연간 세수 손실을 최소 5억5000만달러로 추산한다.
세관 당국자들은 미국의 전체 수입품 중 실제로 컨테이너를 열어 통관 검사를 받는 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확산될 경우 지뢰밭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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