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거래량 증가는 '착시' 8·2대책 기저효과로 봐야 대출문턱 높아져 매수 둔화
호가 조정 급매물 가능성↑
호가 조정 급매물 가능성↑
올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 건을 넘어선 가운데 주택시장이 '매도자 중심'에서 '매수자 우위'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주택 구입에 필요한 각종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둔화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매수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진데다 높은 호가로 인한 기대감 때문에 매물이 눈에 띄게 늘지 않고 있는 만큼 거래 중단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되면서 가격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년 8·2 대책 기저효과,거래량 증가 착시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을 웃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245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30건) 보다 약 51% 증가한 수준이다. 이달 9일 현재 이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전체 아파트 거래량(3777건)보다 835건 밖에 차이 나지 않는 2942건이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이달 말 지난해 거래량과 비슷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는게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2개월간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을 최근 주택시장에 나타난 '매물 품귀 현상 해소'로 보기는 어렵다는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해 정부가 초고강도로 평가받는 '8·2 부동산 대책'을 처음 발표하면서 주택시장에서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번에 9.13 대책 전후로 거래가 줄었지만 기저효과 현상으로 거래량이 늘어나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8월 거래량(1만4677건)이 지난 2016년 8월 거래량(1만2030건)보다 늘어난 데에는 정부의 지난해 8·2대책 발표에 따른 숨고르기와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면서 "지난 달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것도, 대책 발표 직전 서둘러 거래한 것에 따른 일시적인 거래 증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내까지는 '매수자 우위 시장' 지속될것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 기조가 꺾이면서 매도자 우위였던 주택시장이 올해 하반기까지는 '매수자 우위' 분위기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8·2부동산 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9·13 부동산 대책' 등을 추가로 쏟아내면서 다주택자 등의 돈 줄이 묶이면서, 선뜻 주택 매매거래에 나서는 매수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번 9·13 대책 발표로 유주택자들은 추가 주택구입용 사실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추가 대책 발표 등 변수가 없는 한 올 하반기까지는 매수자 우위 기조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대출문제나 개인사정으로 급매물을 내놓은 매도자들은 근래 집값이 많이 올라 매매여부를 고민하는 매수자 찾기에 아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함 랩장은 "매물품귀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호가 조정 급매물' 정도는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집값 움직임을 두고 매도·매수인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데다, 대출이나 여신이 까다로워져 당장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매수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귀한 매수자 우위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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