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재계에 손내민 文정부, 전경련엔 언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7:21

수정 2018.10.09 21:10

이재갑 고용부 장관, 취임 후 경총·상의만 방문
그동안 경제단체와 각을 세웠던 문재인정부가 경제계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정권 초기 패싱(건너뛰기) 얘기가 나올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던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경제단체의 맏형이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와는 여전히 껄끄러운 사이가 계속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경총과 대한상공회의소를 잇따라 방문했다. 이 장관은 손경식 경총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나 일자리 창출과 노동존중사회 실현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경총에 먼저 손을 내민 부분이 주목된다. 노사 관계에 대한 경총의 역할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김영배 당시 부회장이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비판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경총은)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른바 '경총 패싱'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김 전 부회장은 올해 2월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다 올 3월 손 회장이 취임한 후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손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 순방길에 함께하며 패싱 이슈를 일단락시켰다. 최근 손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에도 다녀왔다. 이번 정부에서 손 회장은 재계 큰 어른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면서 어느덧 '경총 패싱'도 옛말이 됐다.

반면 전경련에 대한 정부의 외면은 여전하다. 재계의 소통 창구였던 전경련의 역할은 대한상의가 도맡고 있다.

올 들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경련 방문을 몇차례 예고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순실 게이트의 창구였던 전경련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인 것 같다"며 "전경련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정부도 아직 거리를 두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다만 대승적인 국가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 전경련의 긍정적인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민간 경제사절단으로서 미국·일본 경제계와의 가교 역할을 충실해오고 있는 점과 전경련 산하에 있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성과만큼은 정부도 참고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경련도 이 같은 전문성을 발판 삼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반성으로 우리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전문성을 토대로 전경련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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