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암호화폐는 디지털자산”…정병국‧김병관 등 여야의원, 선도국과 블록체인 정책 조율 앞장
“11월부터 민관 원탁회의 개최…ICO 등 구체적 정책대안 도출”
국회가 암호화폐(가상화폐) 용어를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으로 통칭하는 한편 암호화폐공개(ICO)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나섰다. 세계경제포럼(WEF)을 비롯해 일본,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블록체인 선도 국가와 ‘글로벌 블록체인 정책 협의체(Global Blockchain Policy Council·GBPC)’를 결성·운영키로 한 것이다.
“11월부터 민관 원탁회의 개최…ICO 등 구체적 정책대안 도출”
또한 GBPC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입법부·행정부)와 민간 전문가 및 업계 종사자가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민관 라운드테이블’을 다음 달부터 정기 운영키로 했다. 아울러 법·제도가 정비되기 전이라도 관련 업체들이 기술개발과 실증 테스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특구로 지정하는 것에 여야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정책 협의체 결성 및 결의안 채택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GBPC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정책은 국제적 공감대와 공조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만큼 ‘글로벌 블록체인 정책 협의체(GBPC)를 출범,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자금세탁방지 관련 가이드라인에 한정됐을 뿐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전반의 일반적 규칙 마련은 묘연하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올 초 블록체인 글로벌 이니셔티브 구성 제안을 위한 국회외교단을 꾸려 주요국의 의회와 민관 전문가들을 만난 결과, 선도국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을 파악했다”며 “각 국가의 법체계와 제도 환경이 서로 다르지만 ‘암호화폐 광풍’을 겪었던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산업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정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GBPC에 참여하는 국제회의기구 대표자와 각국 의원에게 사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GBPC 참석자들이 합의를 이룬 글로벌 정책 가이드라인에는 △디지털 자산으로 용어 및 정의 통일 △디지털 자산 유형에 따른 ICO 정책 기준 △거래소 등록 신청 자격과 의무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특구 지정(규제샌드박스) 등이 담겼다.
■미국식 적격투자자 제도 응용해 ICO 단계적 제도화
특히 ICO와 관련, GBPC 준비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적격투자자제도를 제시했다. 즉 미국식 적격투자자(자산규모 100만달러 이상, 연 소득 20만불 이상) 제도를 응용해 ICO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업계 주장과 맞닿아 있다. 이와 관련, 주승용 국회 부의장, 민병두 정무위원장,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일제히 블록체인 산업 육성과 ICO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제도권으로 하루 빨리 편입시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지난해 9월 정부가 선언한 ‘모든 형태의 ICO 전면금지’는 철저히 관료주의에서 나온 얘기”라며 “이후 ICO는 해외법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일부 거래소 해킹이나 투자자 피해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라도 정책 당국과 국회, 관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속성 있는 정책대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라운드테이블(원탁회의)을 정기적으로 마련해 현실성 있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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