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센터 별도로 운영 암 예방·진단·치료 동시 진행
"최근 20~30대 젊은 여성 부인암 환자가 늘고 있어 조기 진단이 필요합니다."
박현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는 30일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젊은 부인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인암은 자궁경부와 자궁체부, 난소, 난관, 질, 회음부 등 여성생식기에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을 말한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5년 국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성환자 암 발병빈도에서 자궁경부암은 7위(3.5%), 난소암은 9위(2.4%)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일부 부인암은 예전에 비해 발병 환자가 늘고 있지만 발병 연령이 40~50대였던 과거와 달리 20~30대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2년 전부터 만 12세를 대상으로 무료 국가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암 발생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현재 20~30대에서는 발병이 줄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여성들의 성생활이 일찍 시작되지만 출산이 늦어진 영향으로 HPV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검사까지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암이 늘어나는 이유는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체중 증가 때문이다. 지방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자궁내막에 영향을 미쳐 증식하게 된다. 또 임신 출산을 하지 않으면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시간이 증가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난소암의 위험도 배란 횟수와 비례한다. 또 난소암의 10~20%는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상담을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미혼의 여성이라도 성생활이 시작되면 자궁경부암 검사를 1~2년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좋다"며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은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난소암의 경우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 있으며 아랫배의 불편감이 주요 증상이다. 자궁내막암은 불규칙적인 월경이나 무월경, 출혈 등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박 교수는 "부인암의 경우 초기에 발견하면 가임능력 보존 기법으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며 "부인암 환자라도 한번 출산을 하고 이상이 없다면 둘째까지 출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경우에는 자궁체부는 살리고 자궁경부만을 광범위 절제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 또 자궁내막암은 프로게스테론을 고단위로 사용해 암조직을 퇴화시킨 후 자궁내막이 정상화되면 임신을 시도하게 된다. 한 쪽 난소에서 발생한 난소암의 경우에는 반대쪽 난소와 자궁을 보존해 임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으면 난소 기능이 감소된다. 수술 후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난자를 미리 채취하던지 난소보존 약제를 사용해 난소의 기능을 보호하고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분당차병원은 산부인과 특화병원이므로 부인암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래 진료실과 영상검사실, 입원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난관암 그리고 복막암 등 여성의 생식기에 발생하는 부인암의 예방, 진단, 치료와 동시에 진행된다.
박 교수는 "암은 짧은 시간 내에 종양이 빠르게 커지고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과 생존자의 삶의 질을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따라서 부인암 이후 합병증으로 흔히 발생하는 림프부종과 배뇨장애의 경우 치료 등 후유증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인암은 빨리 치료하면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양호하므로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며 "최근 표적치료, 정밀치료 등 여러 치료약제와 방법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최신 치료법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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