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블록人터뷰] “차세대산업 블록체인·암호화폐, 구시대 기득권층이 재단해선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4 14:40

수정 2018.11.04 21:01

블록체인 특허 세계 1위 업체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 인터뷰

“기술-인재-제도 3박자 갖춰야 산업 안착...정부와 기업이 인재 유인책 마련해줘야”
“차세대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을 구시대 기득권층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만 필요한 게 아니라 인재와 서비스, 법·제도가 함께 박자를 맞춰야 산업이 뿌리를 내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젊고 유능한 기술자들이 글로벌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유인책을 늘려줘야 한다.”

올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IBM을 제치고 전 세계 블록체인 특허 출원 1위 자리를 차지한 국내 대표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기업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 사진)가 정부의 정책 엇박자와 날로 기형화되고 있는 업계에 일침을 가했다. ‘블록체인 기술력은 키우고, 암호화폐는 질서 있게 퇴장하라’는 정부의 이분법적 태도와 당장 서비스 포장과 같은 마케팅에만 몰두하는 일부 업체들을 강력 비판한 것이다.
특히 어 대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미래 세대가 주도하며 살아갈 신산업인 만큼, 제대로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존 기득권 산업계가 배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가 2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가 2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블록체인에 인재 몰려야 미래 먹거리 확보
어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판교역로 코인플러그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암호화폐 등 신기술을 모르면 일자리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는 현재 10~20대 등 젊은 세대의 당면과제인데 왜 구시대 사람들이 함부로 재단하고 뿌리조차 내릴 수 없도록 하는지 안타깝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어 대표는 규제당국은 일부 투기세력 등 부작용에 대해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과 생태계는 민간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7년 현대전자 CDMA 소프트웨어(SW) 연구원으로 사회에 발을 디딘 어 대표는 이후 시스코시스템즈 등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인물이다. 그는 2013년 10월 코인플러그를 세워 2016년 세계 최초로 KB국민카드 등 금융기관에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비스를 상용화 시켰다. 그리고 5년 만에 전 세계 블록체인 특허 출원 1위를 달성했다.

■"블록체인을 주도할 골든타임 이미 놓쳤다"
어 대표는 한국이 블록체인·암호화폐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미 놓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테크 스타트업(기술 중심 창업초기기업)과 인재들이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에 들어와야 하는데 현재 유인책이 없다”며 “유망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키워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부실한 데 암호화폐공개(ICO) 등 차선책까지 앞뒤로 막아놓으니 인재풀이 더욱 얇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격투자자에 대해서만 단계적으로 ICO를 허용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에 인재와 자금이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반의 차세대 자기주권 신원인증 프로토콜인 '메타디움'은 '메타 ID'라는 사용자 인증과 개인정보 검증 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신원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메타디움
블록체인 기반의 차세대 자기주권 신원인증 프로토콜인 '메타디움'은 '메타 ID'라는 사용자 인증과 개인정보 검증 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신원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메타디움
■메타디움, 블록체인 기반 자기주권 신원인증 시대 연다
어 대표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같은 신산업은 시작단계부터 기업들이 지식재산권(IP) 확보 등 탄탄한 기술 위에 서비스를 올려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BM과 알리바바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 등도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특허를 경쟁적으로 출원하고 있다”며 “혁신적 스타트업이 재빠르게 서비스를 내놔도 IP를 보호받지 못하면 한방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인수합병(M&A)에서도 테크 스타트업이 우위를 점하려면 IP 숫자가 중요하다”며 “당장 서비스 포장을 잘해서 마케팅만 할 게 아니라 뛰어난 개발자들을 모아서 기술력부터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코인플러그는 기술력과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메타디움(METADIUM)’을 앞세워 ‘디지털 아이덴티티(신원인증)’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신뢰 네트워크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메타-ID’로 누구나 개인정보,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 기기, 콘텐츠에 대한 ‘자기 주권(Self-Sovereign)’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어 대표는 “다음달 베타테스트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 메인넷이 출시될 예정인 메타디움은 ‘메타 ID’라는 사용자 인증을 통해 개인 간 직거래를 비롯해 각종 물건과 콘텐츠 등에 대한 소유권 증명을 견고하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타디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송주한 공학박사는 다음달 3~4일 이틀간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팩트블록 주최로 열리는 국내 최대규모의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 '데브콘 코리아 2018'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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