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기아차, 동남아 전기차·공유경제시장 공략 본격화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7 13:08

수정 2018.11.07 13:08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이 지난 6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 행사장에서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블룸버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이 지난 6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 행사장에서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블룸버그
현대·기아차가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올해초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한 싱가포르의 카 헤일링(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그랩'에 대규모 투자와 전기차 공급에 나서기로 한 것. 3사는 파트너십 강화와 투자 재원확보를 통해 전기차 카헤일링 서비스 지역을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성장세를 타고 있는 동남아 전기차(EV)와 차량 공유경제 시장을 동시에 선점하는 주된 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랩에 2억5000만달러 신규 투자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그랩에 각각 1억7500만달러, 7500만달러씩 총 2억5000만달러(2840억원)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앞선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블룸버그 주최로 열린 '뉴이코노미 포럼'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최고경영자가 만나 투자이후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번 투자금액은 지난 1월 현대차가 투자한 2500만달러(284억원)를 합쳐 2억7500만달러(3120억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규모다. 그만큼 그랩을 통한 동남아 시장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수혈이후 그랩의 차량 호출서비스 사업에 전기차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동남아 공유경제에 선제적으로 전기차를 도입해 3사 모두 현지 시장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과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 실증사업 추진 등 과감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의 현대·기아차 EV, 현지 정부의 정책 지원, 그랩의 동남아 차량호출서비스 시장 지배력 등 3박자로 투자효과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동남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업체 등 파트너사들과 새로운 동맹체 구축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경제성장률이 높은 동남아는 앞으로 전기차의 신흥 허브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협력 파트너사"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전기차 수요규모가 내년 2400여대에서 오는 2021년 3만8000대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4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공유경제시장 본격 진출
이번 투자의 또 다른 기대효과는 현대·기아차의 동남아 공유경제에 대한 시장 선점이다. 동남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기술 발달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차량 공유경제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량은 약 460만건으로 미국 500만건과 비교해 큰차이가 없다.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그랩은 중국의 디디, 미국 우버에 이어 글로벌 차량 공유시장 3위 업체다.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설립 이후 누적 25억 건의 운행 기록을 갖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그랩과 손잡고 동남아 전기차 보급 및 판매 확대에 나서는 것은 현지 공유경제 시장까지 공략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그랩은 카헤일링 분야에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가고 있어 중장기적 시너지효과는 기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인도 카셰어링업체 레브, 중국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업체 임모터, 호주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글로벌 차량공유경제 시장 진출을 위해 기반을 다지고 있디. 그랩과 파트너십 강화로 현대·기아차의 차량공유사업 첫 성공무대는 동남아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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