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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서 꺼내 펼친 폴더볼 폰.... 지도 보고 영화관람, 문자, 인터넷 한화면에 띄워
삼성전자가 개발한 폴더블 폰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무대에 선 삼성전자 미국법인 저스틴 데니슨 상무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4인치짜리 단말기를 꺼냈다. 일반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그가 다른 손으로 태블릿처럼 큰 화면을 펼쳐보였다. "여기까지 왔습니다.(It's finally here.)". 5000명의 관람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It's finally here", 양복주머니에서 나와
저스틴 상무가 손에 든 폴더블 폰은 7.3인치(18.542㎝) 태블릿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다. 지난달 말 중국 제조업체 로욜(Royole)이 세계 최초라며 공개한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와는 완성도가 달라 보인다. 화면이 바깥으로 접히는 플렉스파이는 폈을때도 접혔던 화면 부위가 완벽하지 않았다. 약간 울어 있는 모습이었다.
저스틴 상무가 펼친 갤럭시F의 펼친화면은 일반 태블릿 화면처럼 평평했다. 접었을땐 4인치급 화면을 스마트폰처럼 쓴다. 펼치면 넓은 화면으로 지도나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태블릿을 반으로 접어 다닐 수 있다. 실물을 들고 나왔지만 폴더블폰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질 전망이다. 어떤 소재로 만들었고, 소비자가 어떤 용도로 쓸지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저스틴 상무는 갤럭시F를 펼치면서 세개의 앱을 한꺼번에 보여줬다. 유튜브 동영상과 문자메시지, 인터넷화면 등을 한 화면에 배치한 것이다. 동영상을 보는 도중 문자가 오면 앱을 전환하지 않고 답장을 보낼 수 있다. 영상을 보다 궁금한게 있으면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 검색하거나 여러가지 다른 정보를 동시에 보는 것도 가능하다. 듀얼 모니터를 쓰는 PC사용자처럼 여러개의 창을 한 화면에 띄워 보는 셈이다.
■어떻게 화면을 접었나
화면을 접는 기술은 일찌감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개발해왔다. 5년도 넘은 기술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적용한다면 애기가 달라진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접고 펴려면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화면 자체 두께를 줄이면서도 유연성을 줄이는게 필수적이다. 갤럭시F에 들어간 '인피니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5개의 층으로 구성했다. 터치가 가능한 휘는 필름에 이어 초박망 편광필름, 여러개 층을 겹쳐 구부려도 부서지지 않도록 완충제역할을 하는 필름까지 넣었다.
저스틴 데니슨 상무는 "새로 개발한 편광필름층은 기존 제품에 비해 두께를 45% 줄였다"고 설명했다. 여러 층을 접었다 펼 경우 틈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각 층마다 특수접착제를 발랐다. 갤럭시F의 화면 내구성을 따지는 자체 기준은 20만회로 알려져있다. 하루에 100번씩 접었다 펼 경우 약 5년간 쓸 수 있단 얘기다. 데니슨 상무는 "앞으로 인피니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대량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께는 어느정도 될까
현재 갤럭시 F의 두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화면상 보여지는 두께는 최신 스마트폰의 2배 이상 되는 모습이다. 실용성과 휴대성을 높이려면 출시 전까지 이 두께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지을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기는?
현재까지 출시시기를 가늠하긴 어렵다. 업계에선 내년 1월 가전전시회(CES) 혹은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하거나 따로 언팩행사를 열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완성도에 대한 고민을 어디까지 하느냐에 따라 출시시기는 늦어질 수도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갤럭시F의 출고가격이 150만~200만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태블릿 크기의 대화면인데다 대용량배터리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애플 아이폰 XS의 국내 출고가격이 200만원에 이르는걸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긴 어렵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8월 갤럭시노트9 발표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은 큰 화면을 접었다 펼치는 기기이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내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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