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향후 4~5년 구직난".. KDI "내년 1분기 취업 0명".. 고용정보원 "제조업 더 심각"
정부 경제팀 불협화음 심화
정부 경제팀 불협화음 심화
"연말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8월 진단한 고용전망이다. 하지만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고용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증가 폭이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오히려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고용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 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교체설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 경제팀 간 불협화음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 비관론' 확산
8일 기재부와 KDI에 따르면 기재부는 재정정책보고서에서 청년실업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지만 향후 4~5년간 과도기적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저출산과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을 예로 들었다. 일본은 청년실업률(15~24세)이 1990년 4.3%에서 2003년 10.1%까지 상승하다가 2010년부터 빠르게 하락해 2017년 4.6%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15~29세)은 2002년 7.0%에서 2017년 9.8%로 상승했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청년인구가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추세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향후 4~5년간 에코세대(1979~1992년 태어난 20~30대)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구직경쟁이 심화되면서 청년일자리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재부는 "현재 청년층의 실업이 장기화되면 업무를 통해 기술·지식 등 인적 자본을 쌓을 기회가 상실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올 연말부터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장 실장이 내놓은 고용전망과는 대조적이다. 장 실장은 지난 8월 고용상황 관련 당정청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기간이 언제까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힌 바 있다.
■고용정보원도 4분기 제조업 고용부진 전망
김 부총리도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 실장의 이런 발언과 관련,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KDI는 지난 6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1·4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이 0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을 내놨다.
내수경기가 둔화되고, 노동비용 상승 충격으로 인해 당분간 고용상황 개선이 여의치 않다는 게 KDI 분석이다.
KDI는 실업률 전망에서도 지난 5월에는 올해와 내년에는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3.9%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성장세 약화는 우리 경제에서 고용부진을 초래한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는 1∼9월 전년동기 대비 월평균 약 4만6000명 감소했다. 이 기간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역시 10만9000명 줄면서 고용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고용정보원도 이날 내놓은 전국 17개 시도별 고용동향 분석자료에서 "3·4분기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가 2·4분기 수준으로 이어진 추세를 보면 4·4분기 제조업의 체감경기는 더 나빠지고 고용부진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20만명대를 기록하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월 10만명대로 내려앉은 뒤 7월 5000명, 8월 3000명으로 줄었다. 지난 9월에는 계절 영향 등으로 인해 4만명대로 소폭 개선됐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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