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장래가구 추계 분석
전국 가구수 정점 1년 늦춰져
서울은 28년서 38년으로 10년
전국 가구수 정점 1년 늦춰져
서울은 28년서 38년으로 10년
[파이낸셜뉴스] 인구는 줄고 있지만 가구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1~2인가구로 잘게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절벽에도 늘어나는 가구수가 주택가격의 우상향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가구수 감소는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통계청은 최근 장래가구추계 결과를 발표했는데 5년 전 수치와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적지 않다.
가구수 2041년 정점...18년뒤 '빈집 쏟아지나'
우선 통계청이 12월 내놓은 가구수 전망을 살펴보자. 우선 전국은 가구수가 2041년 2437만2000가구로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8년 뒤인 2042년부터는 가구수마저 줄어드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구가 이미 줄어드는 가운데 가구수도 감소세로 돌아설 경우 빈집이 넘쳐 나면서 장기 하락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주요 지역을 보면 가구수 정점 시기가 서울은 2038년이다. 전국 보다 3년이 빠르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2045년과 2044년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비싼 서울 대신 경기와 인천으로 인구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지방 주요 도시 가운데 가구수 감소가 가장 빠른 지역은 부산과 대구다. 부산과 대구는 당장 8년 뒤인 2032년부터 빈 집이 나오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울산도 2034년부터 가구수가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전은 2039년을 가구수 정점 시기로 보고 있다. 세종은 2052년까지도 가구수가 계속 늘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5년전 비교해 보니..서울은 10년 늦춰져
앞서 통계청은 5년 전인 2019년 12월에도 장래가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수치와 5년 전 통계를 비교해 보자. 당시 조사에서 전국 가구수 정점 시기는 2040년으로 조사됐다. 올해 조사에서는 2041년으로 1년 늦춰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깜짝 놀랄 반전을 보였다. 가구수 정점 시기가 2019년 조사에서는 2028년 이었다. 그런데 올해 조사에서는 2038년으로 무려 10년이 늦춰진 것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과 2021년, 2022년에 수도권 특히 서울로 젊은층의 인구 유입이 계속해서 늘어났다”며 “1인가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같은 드라마틱한 변화가 서울 뿐이라는 점이다. 다른 지역들도 인구 정점 시기가 다소 늦춰졌지만 1~5년에 불과하다. 대구는 오히려 인구 정점 시기가 5년 전 조사에서는 2032년 이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2031년으로 줄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서울 쏠림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며 “당분간 서울 집중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구수 감소는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구수 정점 시기를 전후로 주택시장도 새로운 변곡점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가구수 감소가 집값 상승요인을 억제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 벌어지는 일은 아니라”며 “먼 미래를 지금부터 대비해 내집마련을 보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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