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컴퓨팅 자원 필요한 AI 개발 한계…블록체인으로 극복
‘AI 네트워크’ 프로젝트 주도하는 커먼컴퓨터 김민현·김정현 인터뷰
구글과 네이버의 개발자 출신들이 모여 창업한 커먼컴퓨터가 내년 초 ‘인공지능(AI)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자원(리소스)을 실시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자원을 빌려 쓴 만큼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각자 컴퓨터만 열면 실시간 오픈 소스와 오픈 리소스를 활용해 AI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오픈 소스와 오픈 리소스에 기여한 만큼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고, 사용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커먼컴퓨터의 목표다.
‘AI 네트워크’ 프로젝트 주도하는 커먼컴퓨터 김민현·김정현 인터뷰
■AI 개발을 위한 공유 네트워크 생태계 구축
‘AI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실행 중인 커먼컴퓨터 김민현 대표(최고경영자·CEO)와 김정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2일 서울 영동대로 구글캠퍼스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구글이 최근 오픈 소스로 공개한 ‘버트(BERT)’는 특정한 문제를 사람보다 잘 풀 수 있는 머신러닝이란 점에서 전 세계 개발자가 주목했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컴퓨팅 연산 자원을 모든 개발자가 확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절망을 느끼게 됐다”며 창업 배경을 밝혔다.
즉 전 세계 개발자는 구글과 IBM 같은 글로벌 IT 업체가 제공하는 오픈 소스를 활용해 AI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있지만, 개발 이후 머신러닝 등 AI를 지속적으로 훈련 및 실행할 수 있는 연산 자원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대규모 AI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활성화 돼 있지만, 오픈소스 코드를 무제한에 가까운 연산 자원을 통해 혁신적인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일부 글로벌 IT기업만 갖추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다른 개발업체 간 기술·서비스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 및 대학 연구실에 있는 유휴 컴퓨팅 자원을 대여하고 보상하는 과정도 쉬워져 전 세계 개발자들이 필요한 만큼 실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즉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개인 개발자도 얼마든지 AI서비스를 개발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오픈 리소스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구글을 나와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대다수 머신러닝 프로젝트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파워와 네트워킹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블록체인 기술로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공유하는 분산컴퓨팅 리소스 연합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암호화폐 발행으로 기여도에 따른 보상체계까지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리소스 참여자 연결한 P2P 클라우드
또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대규모 머신러닝 계산용 클라우드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업데이트 되는 모든 코드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커먼컴퓨터 측 설명이다.
하지만 AI 네트워크는 분산화를 통해 이 문제를 탄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일례로 오픈 소스 코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머신러닝 코드의 경우, △관련 코드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사람(저자)과 △컴퓨터 자원을 관리하고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자원 제공자) △실제 실행자들이 블록체인 기반 AI 네트워크 상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형태다. 결국 중앙화된 클라우드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생태계 참여자들끼리 탈중앙화된 P2P(개인간) 클라우드 세상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커먼컴퓨터 목표다.
김정현 COO는 “특정 머신러닝 분야의 경우 알고리즘 개선만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만, 무한대 기계학습을 통해 진화발전하려면 두뇌 용량, 즉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들고 있는 AI 네트워크 MVP(최소기능제품, Minimum Viable Product)를 이르면 내년 초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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