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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폭락한 암호화폐....내년 가격반등의 열쇠는 실생활용 암호화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4:12

수정 2018.12.18 14:12

기관투자자 시장 진입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 높아져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2500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떨어져 이달 들어 300만원대로 하라했다. 200만원을 바라보던 이더리움은 10만원 선에 거래되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폭락장의 원인으로 비트코인캐시 강제분리(하드포크)를 둘러싼 권력다툼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 암호화폐 시세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한 것을 꼽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역시 그동안 암호화폐에 끼어있던 거품을 걷어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암호화폐가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시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비슷한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들이 하나 둘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활용되는 암호화폐의 가치가 재평가 받을 경우 시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하락세, '옥석가리기' 신호탄인가
18일 주요 거래소들에 따르면 최근 1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더리움과 300만원대로 떨어진 비트코인의 시세가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올 1월과 비교하면 하락률이 90%에 육박하고 당장 한달 전인 11월과 비교해도 시세가 반토막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표 암호화폐들의 시세가 1년새 90% 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표 암호화폐들의 시세가 1년새 90% 가량 하락했다.
비단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암호화폐 시세의 대장주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맥을 못추면서 '알트코인'이라 불리는 다른 암호화폐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초 4000원을 넘겼던 한국 대표 암호화폐 아이콘도 현재 240원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폭락장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검증과 암호화폐 가치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 초에 전세계를 강타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을 접한 세계 각국이 앞다퉈 규제 정비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 투자가 제도권으로 편입되기 위한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 암호화폐 최대 화두였던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가 암호화폐에 대한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일깨웠다는 분석도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 암호화폐 시세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불확실성 여전, 실체있는 서비스로 암호화폐 가치 증명하는게 과제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암호화폐 시장이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여전히 암호화폐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시세 변화
(원)
구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비트코인 2586만 890만 1259만 749만 1068만 842만 711만 808만 811만 748만 721만 393만
이더리움 179만 90만 95만 41만 88만 68만 50만 47만 33만 26만 24만 10만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다만 내년에는 암호화폐의 실제 가치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암호화폐 열풍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 만큼, 내년부터는 기술 개발의 결과물인 실체있는 서비스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고 실제 개발이 이뤄진지 2~3년 정도 되면서 내년에는 실체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사용사례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이런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암호화폐 거래시장도 나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관투자자 암호화폐 시장 진입 본격화될까
아울러 전통금융기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암호화폐 시세가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유력 금융기관이 들어와야 암호화폐 시장도 상승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 미국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패권을 거머쥐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법규가 뒷받침되면 이들의 시장진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내년 암호화폐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 제도권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폭도 확대될 수 있다. 수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유틸리티 토큰과 달리 증권형 토큰은 적정 가치를 매길 수 있기 때문에 대체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기관투자자 참여-시장 건전화’가 하나의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이 가운데 기관투자자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곳은 암호화폐 장외거래(OTC) 트레이딩과 3자 수탁형태의 암호화폐 보관 및 관리(커스터디, Custody)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암호화폐를 트레이드했던 저스틴 슈미츠를 디지털 자산부문 책임자로 임명한 상태며, 피델리티는 ‘암호화폐 투자 거물’ 마이클 노보그라츠가 이끄는 갤럭시디지털캐피탈을 첫 커스터디 고객사로 확보했다.

또한 내년 초엔 세계 최대 금융상품 거래소그룹(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인 ICE(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가 비트코인 선물거래 플랫폼 ‘백트(Bakkt)’를 설립하는 등 시장반등 요소가 있다.


체인파트너스 한대훈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 : 인베스트 2018’에 참석한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의 디지털 자산 총괄 책임자들은 커스터디부터 완벽하게 라인업을 갖춰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며 “제도권 내에서 게임의 룰이 만들어지면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jjoony@fnnews.com 허준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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