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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중국에 밀려 뒷걸음질치는 한국 게임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6:57

수정 2018.12.18 16:57

온라인 게임 종주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영 말이 아니다. 글로벌 게임시장은 해마다 두자릿수 고속성장하는 데 국내 게임기업들은 중국에 밀려 맥을 못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8일 내놓은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연간호'에서 우리나라 게임 매출이 10월 기준 57억6400만달러(약 6조5000억원)로 집계했다. 중국(344억달러), 미국(315억3500만달러), 일본(177억1500만달러)에 이어 세계 4위다.

그런데 글로벌 매출 10대 기업에 토종기업은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20여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시장을 연 게임종주국의 체면을 구겼다. 중국 텐센트가 101억8900만달러로 1위다. 그 뒤를 일본 소니, 미국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었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게임시장을 후발국인 중국에 내줬다는 점이다.그것도 한국에서 빼간 기술이 힘을 보탰다. 정부가 사행성과 중독성 판단을 놓고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는 틈을 타 중국 기업은 한국의 중소 게임기업을 인수하고, 억대 연봉과 신분보장 등을 앞세워 기술인력을 빼가면서다. 중국은 한술 더 떠 우리나라 게임시장마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넷이즈, 완다, 즈룽, 미호요, X.D글로벌 등은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텐센트도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게임은 사행성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글로벌 게임시장은 150조원에 달할 정도로 거스를 수 없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전체 콘텐츠 수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더구나 이동통신 5G(5세대)시대를 이끄는 핵심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이다. 그래서 게임시장 선점을 놓고 전쟁을 펼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게임을 전략산업으로 키운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게임이 중독이니, 산업이니 하는 것을 놓고 부처 간에 엇박자를 내며 산업발전과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다.
이러는 사이에 게임종주국에서 변방국으로 밀려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걷어차는 셈이다.
정부는 소모적인 논쟁을 하루빨리 접고 게임을 약으로 쓸 요량을 찾는 데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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