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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전적’ 프로골퍼 최호성 "운명 바꾼 ‘낚시맨 스윙’… 메이저 ‘월척’도 낚아볼까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7:09

수정 2018.12.18 17:09

손가락 장애·늦은 나이 이겨내고 日 카시오월드오픈 우승 ‘화제’
독특한 폼에 전세계 골프팬 매료 ‘메이저 출전시켜라’ 여론몰이 "출전 여부 떠나 늘 최선 다할 것"
‘입지전적’ 프로골퍼 최호성 "운명 바꾼 ‘낚시맨 스윙’… 메이저 ‘월척’도 낚아볼까요?"

‘입지전적’ 프로골퍼 최호성 "운명 바꾼 ‘낚시맨 스윙’… 메이저 ‘월척’도 낚아볼까요?"


입지전(立志傳).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뜻을 세워 노력하여 목적을 달성한 사람의 전기'라는 사전적 의미다. 다사다난했던 2018년을 보내면서 그 말에 딱 어울리는 한 사람이 떠오른다. 이른바 '낚시맨 스윙'으로 가장 '핫'한 한 해를 보낸 최호성(45·사진)이다. 그의 이름 앞에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우선 최호성은 늦깎이 골퍼다. 그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26세 때 안양CC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1년 2부투어 상금랭킹 1위로 2004년부터 정규투어에 합류했다.
골프 입문 4년 뒤인 2008년에는 KPGA코리안투어 하나투어 챔피언십서 감격의 생애 첫승을 거뒀다.

두번째는 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호성은 경북 포항 수산고 3학년 때 참치 해체 실습을 하다가 오른손 엄지손가락 첫 마디를 잃어 4급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자신의 뱃살로 없어진 엄지 부위를 붙였지만 정상적 그립이 불가능한 상태다.

세번째는 나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과감한 변신이다. 2011년 레이크힐스오픈에서 국내 2승을 거둔 그는 이듬해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30대 후반에 활동 무대를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도전장을 내밀었고 당당히 Q스쿨에 합격,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2013년에 JGTO투어 인도네시아PGA챔피언십에서 일본 진출 이후 첫승을 거뒀지만 그후 5년간 승수 추가는커녕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시드 유지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 하반기에 모든 것으로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1월 카시오월드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됐다.

시즌 최종전 JT컵을 마친 뒤 국내에 들어온 그는 그야말로 눈코뜰새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호성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말에 일본 방문, 방송 인터뷰 등 일정이 빠듯하지만 가급적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뒤 1월부터 다시 바쁘게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현(13), 서호(12) 두 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최호성은 올 한국오픈 때 보여준 독특한 스윙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마치 입질한 고기를 낚아채는 듯한 '낚시맨 스윙'은 전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 급기야 그를 디오픈에 초청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카시오월드오픈 우승 직후에는 골프채널 등 미국 언론들이 마스터스 등 메이저대회에 그를 출전시켜야 한다며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런 분위기에 대해 정작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호성은 "만약 메이저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가문의 영광이 될 것"이라며 "말씀이라도 감사하다. 출전 여부를 떠나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물론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동계 시즌 국내서 체력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그가 체력 훈련에 매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다. 최호성은 내년에도 국내 골프팬들과 자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일본이 주무대여서 일단은 일본 대회에 치중하겠지만 대회가 겹치지 않는다면 국내 대회에도 자주 나가 국내 골프팬들께 인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해외 골프 매체에서는 최호성이 방탄소년단(BTS) 다음으로 한국을 빛낸 인물로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스윙이 그 정도로 유튜브 상에서 인기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그를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는 아직 없다. 현재 'mega'라는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는데 이는 일본 진출 초기에 자신에게 도움을 준 기업에 대한 보은 차원이다.
그는 당분간 자신의 현재 스윙으로 투어 활동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팬들도 좋아하고 나도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른바 '최호성 신드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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