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대표팀과 맞대결
기자회견장은 훈훈했지만 경기에 관한 질문에는 단호해
기자회견장은 훈훈했지만 경기에 관한 질문에는 단호해
2018 AFF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동남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감독 박항서)이 북한을 상대로 ‘코리안 더비’를 치룬다.
오늘(25일) 밤 9시(한국 시각) 베트남과 북한 축구 대표팀은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미딘 스타디움에서 친선 경기를 펼친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양 팀 감독은 이번 경기가 단순한 ‘베트남과 북한의 친선 경기’가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경기’임을 시사했다.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4일 베트남축구연맹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제가 대한민국 사람이고 한민족이기 때문에 너무나 의미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경기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서로 도움이 되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준(35)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박항서 감독이 한국사람이고 정말 뛰어난 감독이라는 것을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두 감독이 악수하는 순간, 북한 김 감독이 왼손을 받치며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포착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동등한 감독의 위치지만 같은 한민족으로서 어른을 모시는 듯한 훈훈한 광경이었다.
같은 한민족 간 예는 차렸지만 경기에 대한 질문에선 냉정한 모습 보였다. 김 감독은 “우리는 출신보다 박 감독의 경기 방식과 전술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라면서 “베트남 대표팀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했으며 강한 전력의 팀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아시안컵에 대비해 팀워크를 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각오했다.
박 감독은 “내일 경기는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차원의 경기”라며 “스즈키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즈키 컵에서 많이 뛰지 않은 선수들을 뛰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과 북한은 모두 오는 2019년 열리는 AFC 아시안컵에 진출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2007년 이후 오랜만에 아시안컵에 복귀한다. 2007년 베트남은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AFC 랭킹 17위의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의 지휘 아래 이라크, 이란, 예멘과 같은 D조에 속해 조별리그 통과를 노린다.
북한의 AFC랭킹은 18위로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레바논과 같은 E조에 속해 경기를 치룰 예정이다. 북한은 1980년 4위를 기록한 것이 대회 최고 기록이다. 지난 2015 아시안컵에서는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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