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민간 싱크탱크인 여시재에 따르면 홍 이사장은 최근 여시재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2019년은 탈냉전 이후 한반도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북 비핵화의 고비를 넘는다면 한반도는 비핵화 과정의 진전과 함께 상당한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고비를 넘지 못하면 북핵문제 악화, 한미동맹 균열, 동북아 안보 불안, 미중 무역갈등이 겹치면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커다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 “느리더라도 신중하게, 초당적으로 접근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이사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성사될 가능성은 높다"며 "만약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거기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하지만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례에 비춰볼 때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두고 미국은 '선비핵화', 북한은 '동시행동'이라는 입장 차가 여전한 데 대해서는 “미국이 제재 유지라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약간의 유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이런 자세는 오래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이 이 기회의 창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잃으면 ‘강화된 제재의 장기화’로 북한경제와 민생이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을 가진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비건 대표와 점심을 함께 했는데 남북 철도 연결 문제를 묻길래 조사연구사업에 큰 자원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미리 해둘 필요도 있으니 인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또 인도적 지원 부분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지 않겠느냐 했더니 비건 대표가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 워싱턴도 조금씩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의 요구 수준 하고는 잘 맞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이 (제재 유지라는) 기본 입장을 수정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홍 이사장은 북핵사태 출구의 키는 김정은 위원장이 쥐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결정적 출구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에게는 노련하고 유능한 참모가 많고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치밀하고 정교한 논리와 전략이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결단은 김 위원장만이 내릴 수 있다. 경로 의존성의 악습을 끊는 것은 김 위원장 몫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