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 복합개발, GTX 삼성역 등 호재로 급등했지만 거래는 '뚝'
현대자동차그룹의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정부의 최종 심의를 통과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착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파트 등 주거 단지 뿐 아니라 인근 꼬마빌딩의 경우도 정부 규제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이나 거래 활성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착공 소식에도, 정부 규제 여파로 거래 절벽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는 지난 7일 본회의 서면 심의를 통해 현대차 GBC 사업을 통과시켰다. 남은 절차는 서울시 건축허가와 굴토심의다. 건축허가가 1~2개월 걸리고 굴토심의가 한 달 정도 걸려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의견이 빠르게 조율되면 상반기 내에 착공도 가능하다.
GBC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2014년 삼성동 부지 7만9342㎡(약 2만4000평)를 인수한뒤 3조7000억원을 투자해 높이 569m인 105층 신사옥을 짓는 사업이다. 경제적 효과 265조원, 고용창출효과 122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아직까지 삼성동 분위기는 차분하다.
삼성동 삼성래미안 인근 공인중개소는 “이미 GBC뿐만아니라 영동대로 복합개발, GTX 삼성역 등 개발 호재로 집값이 오른 상황”이라면서 “착공 소식은 들리고 있지만 정부 규제로 인해 매수자들이 거의 없어 거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GBC 착공이 하락세로 돌아선 강남 집값을 상승세로 반전시킬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풍림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도 “이 지역이 제3종 주거지역이 아니고 제1종 주거지역이고, 학군이 크게 형성된 곳이 아니다보니 GBC 착공으로 인한 호재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실제 착공이 되고 완공이 돼서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순 있지만 아직까진 잠잠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이나 상가 시장 역시 조용하다. 특히 이곳은 한전이 빠져나가면서 공실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돼 빌딩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GBC 인근 식당의 경우 매출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고 임대료 역시 재작년말에 비해 25% 이상 깎였다. 이 지역 빌딩의 3.3㎡당 거래가는 9000만원 중후반대로 일부 빌딩의 경우 호가가 1억원을 넘긴 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진 않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고 어느정도 GBC가 궤도에 올라가면 빌딩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7월 GBC 설립 기대감이 커지면서 GBC 부지 인근의 한 5층 규모의 빌딩이 159억원에 매매돼 3.3㎡당 1억2800억원을 넘기도 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동 160-23에 위치한 대지면적 409.2㎡, 연면적 1198.3㎡, 지하 1층 지상5층 규모의 빌딩이 지난 7월 159억원에 거래됐다.
이창준 쿠시먼웨이크필드 오피스 상무는 “삼성동 중소형 빌딩의 경우 아직까진 거래가 크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가고 어느 정도 완공이 되는 시점에는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펀드나 투자자들이 들어오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년 전 대비 반토막 나면서 사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상반기 착공을 할 수 있을지 못할지 말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상황에 맞춰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을 아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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