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기업인 모인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 샌드박스의 임시허가와 실증특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체인 기반 산업에 대한 뚜렷한 법적 근거 없는 상황에서 규제 샌드박스가 업계 숨통을 트이게 해줄지 관심이 모인다. <본지 1월 17일자 18면 참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정보통신융합법이 시행됨에 따라 총 9건의 정보통신기술(ICT)분야 규제 샌드박스 신청이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시행된 산업융합촉진법에 따른 산업융합 분야로는 10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첫날 신청된 분야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분야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분야다.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인 모인이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문을 두드렸다.■모인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허용해 달라”
모인은 지난 2016년 3월 설립된 기업으로 기존 해외송금 시장 비효율을 해결하고자 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를 하려고 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해도 된다는 규정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송금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지 못했다.
기존 해외 송금은 국제은행간 스위프트망을 통해 자금 이동을 하기 때문에 빨라도 하루 이상, 최대 2~3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경우 늦어도 하루 이내에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업이 소액해외송금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서일석 모인 대표는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기술을 활용한 산업육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과기정통부에 지속적으로 규제 샌드박스에 대해 문의하고 경과를 모니터링 하면서 지난 3개월 간 신청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김정원 인터넷융합정책관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의 경우 두가지 요청이 들어왔다”며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을 허용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소액해외송금의 경우 건당 3000달러, 연간 3만달러의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관계부처 검토-심위위원회 의결거쳐 2개월 안에 결정
규제 샌드박스 신청이 접수되면 과기정통부는 관계부처 검토를 진행한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의 경우 외국환거래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관계부처 검토기간은 30일로 제한돼 있다. 다만 추가 자료 제출 등의 요구가 있을 경우, 자료 준비 기간은 30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관계부처 검토가 마무리되면 사전검토위원회 검토를 거쳐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친다. 심의위원회는 과기정통부장관을 위원장으로 6개 정부부처와 13명의 민간위원이 참여한다. 산업부, 금융위, 복지부, 국토부 차관이 필수 참석하며 사안에 따라 관계된 부처 차관이 들어올 수 있다. 민간위원은 산업계,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전문가로 구성된다. 심의위원회 위원명단은 오는 21일 발표된다.
과기정통부는 첫날 신청된 9건의 요청에 대해 최대한 빠르게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달 첫 심의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다. 신청부터 심의, 의결까지 최대 2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의 규제 샌드박스 적용 여부도 이르면 2월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원 인터넷융합정책관은 “첫날 신청한 기업들은 대부분 스타트업이며, 앞으로도 스타트업들의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이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샌드박스 진행 절차를 안내하기 위한 전용 홈페이지가 개설됐으며, 상담센터도 운영해 1대1 법률, 기술 자문 등 규제 샌드박스 신청 전반을 지원한다.
아울러 실증특례를 받는 사업자에게는 사업전개에 필요한 예산이 기업당 최대 1억2000만원씩 올해 총 12억원의 예산도 지원한다.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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