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메이 총리, 백스톱 조항 피하려는 복안"
아일랜드 정부, 거부의사 밝혀.."브렉시트 지지한다"
아일랜드 정부, 거부의사 밝혀.."브렉시트 지지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교착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다룬 1998년 벨파스트 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의 일부 조항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파스트 협정은 북아일랜드를 아일랜드와 통합해야 한다는 구교도와 영국에 잔류해야 한다는 신교도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98년 4월10일 타결된 협정이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사상 최대표차로 부결된 후 야당 및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접촉을 갖고 이른바 대안 격인 '플랜 B'를 21일 하원에 제시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의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피하려는 복안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의 통행과 통관이 엄격하게 통제하는 '하드보더(Hard border)'가 도입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기존 협정에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벨파스트 협정의 일부 조항 수정을 통해 국경강화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스톱 조항이 합의안에서 빠질 경우 영국의 관세동맹 잔류 우려가 해소돼 브렉시트 반대파들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그러나 아일랜드 정부가 이를 거부하는 입장을 비치면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플랜B'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20일 트위터를 통해 메이 총리가 벨파스트 협정 수정을 검토한다는 기사와 함께 "참고로 아일랜드 수상과 나는 늘 브렉시트에 대한 같은 의견으로, 아일랜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간 백스톱을 포함한 EU와 영국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속적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브렉시트위원회 상원 위원장이자 아일랜드의 통합아일랜드당 소속인 닐 리치몬드 의원도 "벨파스트 합의는 합리적이었고, 가볍게 다시 재협상 될 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EU의 고위 소식통은 메이의 새로운 계획이 "시작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도 이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아일랜드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아일랜드는 27개 EU 회원국의 입장에서 협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아일랜드 정부가 영국과 직접 협상이 아닌 EU 회원국가로서 EU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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