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월 효과' 없다더니… 증권사들, 상승랠리에 당황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7 18:01

수정 2019.01.27 18:01

부정적 전망 쏟아냈지만 외국인 오히려 3조 매수
코스피 2170선도 돌파
'1월 효과' 없다더니… 증권사들, 상승랠리에 당황

증권가가 당황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급락하면서 '1월효과는 없다'라고 했지만 어느새 최고치로 오르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당초 올해 증시 전망을 '상저하고'(상반기 약세·하반기 강세)로 내다봤으나 이마저도 뒤집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지수는 2177.73로 올해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170선(종가 기준)을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710을 넘었다. 이 또한 석 달 만이다.

■'1월 효과' 없다더니 상승세

증권사들은 올해 '1월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이 본격적인 하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를 접었었다. 실제로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1% 이상 하락했고, 이튿날인 3일에는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640선까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모두가 증권사 전망이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당시 국내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실적 전망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과 단순히 12월 '낙폭 과대'만으로 1월에 증시 랠리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미중 무역협상 결과나 영국 브렉시트 의회 표결 등 대형 이벤트가 1월에 있다는 것도 위험 선호 심리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반등에 나섰고, 급기야 코스피는 2170, 코스닥은 71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대다수 증권사는 올해 지수를 '상저하고'로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르면 1·4분기 말, 늦어도 2·4분기 중에는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국내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오르고 있다"며 "아직 1월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당장 투자전망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외국인, 올해 3조 매수

증시의 상승 원동력은 외국인의 매수세다. 또 주요국들이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적극적인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021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순매수로 전환된 이후 13거래일 동안 3조원에 가까이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하루 평균 3000억원 넘게 매수한 셈이다. 특히 지난주에 외국인은 1조4000억원어치를 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ODEX MSCI Korea TR, KODEX 200, 삼성전자우선주, TIGER200, 한국전력, SK, LG화학, 삼성SDI 등이다.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인은 반도체업종 고점 논란 이후 주가가 하락해 가격메리트가 발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집중 매수했다"며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가 계속 이어지진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에도 1월 매수 우위를 보였다가 2월에 곧바로 순매도로 전환했던 만큼 외국인 매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170대까지 올라오면서 가격 메리트가 조금씩 줄고 있다"며 "1월에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와 2월에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당분간 2200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는 관심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일례로 중국 인민은행은 과감한 지준율 인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하루가 멀다하고 내놓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증시를 둘러싼 불편한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종료되는 국면에서 주가수익비율(PER) 고점은 10∼11배이고, 이를 적용하면 코스피가 2·4분기∼3·4분기에는 2300∼2400선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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