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위안부 문제, 끝까지 싸워달라"...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당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9 14:27

수정 2019.01.29 14:27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3)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 41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일 제1355차 정기수요집회에 참가해 발언하는 김복동 할머니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3)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 41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일 제1355차 정기수요집회에 참가해 발언하는 김복동 할머니 모습.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였던 고(故) 김복동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나를 대신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윤미향 대표는 29일 김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앞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지난해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김 할머니는 28일 오전 내내 통증에 시달리며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김 할머니는 28일 밤 10시 41분께 별세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가 갑자기 눈을 뜨고 사력을 다해 마지막 말씀을 하셨다"며 "(일본 정부가)'이럴 수가 있나'라며 절규에 가까운 분노를 표하셨다"고 했다.


이어 "다시 눈을 감고 진통을 거듭하시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평온한 모습으로 운명하셨다"고 덧붙였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29일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별세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29일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별세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표는 김 할머니의 강한 여성인권운동가의 삶에 대해 회고했다.

윤 대표는 "2018년 1월 14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대장암을 발견해 큰 수술을 하시고도 UN(유엔)과 미국에 다니며 26년 동안 일본 정부를 향해 '사죄하라', '배상하라'는 메시지를 전하셨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평화 인권 운동과 기부에 적극적이었던 김 할머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대표는 "포항 지진에 1000만원, 콩고 우간다 전시성폭력피해자에 5000만원, 재일조선학교에 5000만원 등 여러 차례 재산을 내어놓으시고 마지막 통장에는 160만원을 남기셨다"며 "떠나시는 그날조차도 재일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장례는 김 할머니의 뜻대로 시민장으로 치뤄진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11시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김 할머니의 빈소를 마련하고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위원회'를 구성했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장례위원도 모집 중이다.

이날부터 이달 31일까지 빈소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추모회가 열린다.

발인은 오는 2월 1일이다.
장례위원들이 1일 오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일본대사관으로 추모 행진을 한다. 이후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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