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종합상사들, 불황에도 매출 키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7 17:38

수정 2019.02.17 17:38

미·중 무역전쟁·보호무역 확산 속 5대 종합상사 중 4곳은 매출 늘어
거래품목 바꾸고 거래처 늘리면서 식물자원 투자확대 등 사업다변화
종합상사들, 불황에도 매출 키웠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환경이 악화된 와중에도 국내 5대 종합상사 가운데 4곳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거래품목을 바꾸고 거래처를 늘리면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악조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비결로 꼽힌다. 특히 자원개발에 이어 식량 등 식물자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신수종사업을 적극 도입하는 등 사업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7일 종합상사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대우의 지난해 매출은 25조1739억원, 영업이익은 47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1.5%, 17.8% 늘어난 사상 최고치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 역시 작년 14조1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3년 이후 5년 만에 매출액 14조원대를 회복했다. LG상사와 현대종합상사도 각각 매출 13조1889억원, 4조71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8%, 9.5%씩 늘었다. 국내 5대 종합상사 중 4곳이 모두 직전 연도대비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나머지 한 곳인 SK네트웍스 매출이 줄긴 했지만 이 역시 그 속내를 보면 질적 측면에선 나쁘지 않다.

이는 지난해 객관적인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한 가운데 거둔 실적이어서 의미가 크다. 전에 없던 품목으로 새로운 거래처를 개척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철강과 자동차를 주력으로 하던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지폐 용지와 슬라브 등 반제품 품목 비중을 늘려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철강과 화학 품목으로 남미와 유럽,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국 간 거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국내 종합상사들은 지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단순 무역에서 벗어나 자원과 식량, 발전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지난 2013년 상업 생산에 들어간 미얀마 가스전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미얀마 가스전 2단계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LNG터미널과 연계한 민자 발전 사업도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과 LG상사는 에너지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삼성물산은 작년 4월 캐나다 온타리오 4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풍력·태양광 발전 단지를 완공했고, LG상사는 1년 전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 중국 기업과 손을 잡고 석탄 열병합발전소를 지었다. 종합상사들은 식물자원 역시 신수종 사업으로 선택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상사는 작년 11월 6790만달러(약 76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팜 농장 두 곳을 새로 인수했고, 현대종합상사는 올해 캄보디아 프놈펜에 캄조디아 최초의 검역 시설을 갖춘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사업의 틀을 재편성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업계 3위 렌터카 업체인 AJ렌터카 인수를 마무리해 1위 롯데렌탈과 큰 격차가 나지 않는 2위 렌터카 업체로 자리 잡았고, 자회사 SK매직을 통해 정수기·공기청정기 대여 사업도 키우고 있다.
나아가 향후 '공유경제' 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추가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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