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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박물관, 임진왜란 피난일기 ‘쇄미록’ 번역서 발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0:50

수정 2019.02.18 10:50

양반의 눈으로 바라본 16세기 조선시대 생활상 생생하게 담겨 보물로 지정돼
국립진주박물관이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와 함께 임진왜란 및 조선중기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 ‘쇄미록’(瑣尾錄)의 번역서를 발간했다./사진=진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이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와 함께 임진왜란 및 조선중기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 ‘쇄미록’(瑣尾錄)의 번역서를 발간했다./사진=진주박물관
【진주=오성택 기자】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당시 피난일기인 ‘쇄미록’(瑣尾錄)의 번역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책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을 겪은 오희문(吳希文)이 1591년 11월 27일부터 1601년 2월 27일까지 9년 3개월간 기록한 일기를 번역한 것이다.

오희문이란 양반의 눈으로 바라본 16세기 조선시대의 생활상이 낱낱이 담겨 있는 쇄미록은 필사본 7책 800여 장 분량으로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와 함께 임진왜란 및 조선중기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아 1991년 보물 제1096호로 지정됐다.

지난 2017년 국립진주박물관이 ‘임진왜란자료 국역사업’을 기획하면서 첫 대상 자료로 선정한 이 책은 다년간 국가 국역사업에 종사한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를 통해 2년간 번역과 원문의 교감·표점 작업을 통해 총 8권 1세트로 발간했다.

1권~6권은 일반인 대상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한글 번역서를, 7권~8권은 전문가 대상 원문 표점·교감본을 각각 수록했다.

‘쇄미록’이란 책의 이름은 ‘자잘하며 보잘것없는 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로다’라는 시경(詩經)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임진왜란 당시 여러 곳을 옮겨 다닌 자신의 피란 만장한 생활을 시경의 구절을 빌려 이름을 붙인 것이다.


저자인 오희문은 평생 벼슬을 지내지 않았지만 연안이씨(延安李氏)와 혼인하면서 인조반정의 1등 공신인 이귀(李貴)를 처사촌으로, 인조 때 좌의정을 지낸 이정귀(李廷龜)를 처칠촌으로 두었다.

특히 오희문의 맏아들 오윤겸(吳允謙)은 영의정을 지냈으며,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항복을 반대하다 끌려간 삼학사 중 한 명인 오달제(吳達濟)는 그의 손자다.

쇄미록은 △16세기 조선사회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 △임진왜란 관련 많은 기록 △전쟁 관련 전 인류적인 메시지 제시 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먼저 가장·남편·아들·노비의 주인·양반 가문의 일원·전란으로 고통 받는 백성으로서 자신의 다양한 역할과 일상을 실감나게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을 통해 16세기 양반과 노비의 관계, 사회적 관계망, 경제활동, 제사, 손님맞이, 의약 처방, 음식 등 양반들의 생활상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저자가 개인적으로 베껴 쓴 공문 등 공적인 기록도 많이 담겨 있지만 임진왜란 이면의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아울러 전쟁 중에도 계속된 과거에서 아들 오윤겸이 급제했다는 소식과 막내딸의 죽음 등 전쟁이 개인과 가족, 국가의 삶을 얼마나 처참하게 파괴하는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쇄미록은 1962년과 1990년 국사편찬위원회와 문중에서 각각 원문탈초본과 한글번역본을 출간했으나, 번역본은 절판됐으며 조선시대 지명이나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설명이 없어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발간된 쇄미록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서 “원문과 탈초본을 대조해 오탈자 및 누락 등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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