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 핵심 증인이 잇따라 불출석하면서 재판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측근들이 검찰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뒤집어야만 하는 이 전 대통령 측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15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9차 공판은 증인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15분만에 종료됐다.
이날 재판에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소환돼 법정 증언할 예정이었다.
재판부는 “증인들에 대해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다”며 “증인신문 기일은 추후로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에 대한 소재 탐지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들어왔다”며 불출석 증인들의 주소를 보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핵심 증인들이 고의적으로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재판 절차상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구인장 발부를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수사기관 진술을 토대로 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2심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측근들의 진술을 탄핵하려했으나 재판에 불러오는 것조차 막히면서 난감한 입장에 처한 상태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공소시효가 대부분 넘었을 정도로 매우 오래전 이뤄진 일”이라며 “1심은 핵심 증인들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지해서 유죄 판결이 이뤄졌는데, 이들의 진술은 객관적 사실과 다르거나 일관성이 없고, 다른 진술자와 불일치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증인신문은 꼭 해야 한다”며 “검찰도 핵심 증인들에 대해서는 증기신청을 해주시고, 협조해주시면 재판 출석이 더 쉬워질 듯”이라고 주장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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