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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베트남 경제행보 강화..개성공단 재개 탄력받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5:30

수정 2019.02.18 15:30

金의 '집사' 김창선, 박닌성 삼성전자 공장부근 돌아봐
김창선 사전답사...金의 삼성공장 방문 가능성도 '솔솔'
문제는 美 제재완화 의도와 北의 영변 폐기·사찰 카드
삼성공장行, 오히려 한미간 향후 의견충돌 가능성 제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회담을 전후해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할 경우 세계적인 이슈가 됨은 물론 북미정상간 하노이 담판 과정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탄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6일 김 위원장의 '집사'로 의전과 경호를 챙기는 측근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 입국, 17일 하노이에서 약 40km떨어진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부근을 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그의 행보는 김 위원장의 거동을 위한 사전답사·시찰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부장의 동선은 김 위원장의 동선과 일치했기 때문에 그가 삼성전자 공장 주변을 점검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 등 방미 의원단이 북핵 실무협상 담당자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면담한 결과 북한은 정권의 '캐시카우'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비핵화 조치에 따른 '1순위' 상응조치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재개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도 "조건 없이 재개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혔기 때문에 만약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최고지도자의 체면'에 흠집이 가게 된다. 이는 북한이 하노이 담판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얻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전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다면 이는 미국에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또 개성공단을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북미협상 과정에서 '재개'를 얻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베트남 국가 수출의 약 25%에 해당하는 600억달러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무역센터(ITC)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북한의 대외 교역액은 54억달러로, 수출과 수입을 더해도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의 수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 못했다.

중국과 베트남처럼 전면적인 개혁개방 정책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가진 북한의 입장에서도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의 성공과 성과는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다면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는 한편 개성공단의 재개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며 "문제는 미국의 제재 양보여부인데, 영변핵시설에 대한 폐기·사찰의 타임라인 정도는 북한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공장 방문 자체의 현실성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가 설령 방문을 하게 되더라도 오히려 향후 제재해제와 관련해 한미간 의견충돌을 빚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 연구위원은 "만약 북한이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제재완화 요구를 할 경우 우리 정부는 이를 경제개발 의도로 평가해 미국에 제재를 풀어주라고 주문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한미간 갈등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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