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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어닝쇼크' 두산건설, BW 풋옵션에 단기차입 3000억원 결정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1 16:25

수정 2019.02.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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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여파…유상증자 전까지 풋옵션 대응 자금 태부족
3월까지 상환 못하면 디폴트 우려
두산건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풋옵션(조기상환청구) 비율이 90%에 육박하면서 현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당장 BW 풋옵션에 대응할 자금이 부족하다. 이에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으로부터 300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두산건설이 급하게 대출을 받은 데는 2년 전 발행한 BW 풋옵션 행사비율이 9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3월 발행한 두산건설 BW에 대한 풋옵션 청구기간(1월 20일~2월 19일) 동안 조기상환 청구 비율은 88.12%에 달했다.

풋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장래의 특정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두산건설이 지난해 5000억원에 이르는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신용도까지 흔들리면서 원금에 대한 조기상환 요청이 급증했다.
2017년 발행한 BW 1500억원 중 신주인수권 행사를 제외한 잔액은 1446억원이다. 이 가운데 88.12%에 해당하는 1321억원을 다음달 21일까지 마련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이번 3월 풋옵션 행사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디폴트를 맞을 수도 있다"며 “사활이 걸린 만큼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두산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1297억원 수준밖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했다. 두산건설은 지난 21일 운영자금 4200억원 조달을 목적으로 주주배정 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지만 현실적으로 풋옵션 상환기일에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두산건설은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브리지론을 논의했지만 은행권과 증권사의 반응은 냉랭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두산건설에 대한 채권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조달을 꺼려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풋옵션 상환자금(1320억원)은 물론 분기마다 차환해야 하는 자산유동화 자금 4840억원까지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3개월마다 차환해야 하는 자산유동화자금도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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