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포스트 하노이] 사면초가 트럼프였는데… 민주당 "협상 결렬 옳은 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1 16:04

수정 2019.03.01 16:04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소식을 들은 미국 정계 주요 인사들이 앞다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을 칭찬했다. 심지어 회담 전날 열린 마이클 코언 청문회로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공격했던 야당조차 의미 없는 양보보다는 협상 결렬이 낫다며 그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여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주)는 2월 28일(현지시간) 협상 결렬 소식을 듣자 대통령이 지난해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이번 베트남 회담을 통해 '현명한' 행동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대표들에게 그들이 만약 새로운 길을 택할 경우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번영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매코널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귀국하는 긴 기차여행에 올랐고 북한이 여전히 쥘 수 있는 미래를 돌아볼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트위터에다 "북한이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의 대가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것만이 유일한 좋은 협상이다"라고 썼다.
지난 2016년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마크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주)도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고맙게도 북한의 의미 없는 제안에 미국의 의미 있는 양보를 요구하는 협상에 속지 않았다"고 밝혔다.

2차 정상회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하원 청문회 직후 대통령을 규탄했던 야당 인사들도 이번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옳은 선택을 했다고 반겼다. 당시 코언은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2016년 e메일 스캔들 등에 대한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은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약소한 제안에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은 좋은 일이다"라며 "외교는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사진 촬영을 위한 나쁜 협상을 그만두고 나오면서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긴장 해결을 위한 협상을 바란다면서도 "나는 그간 대통령이 현재 자신에게 쏟아지는 압력 때문에 나쁜 협상을 할까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입장을 밝힌 정치인들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그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7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웜비어는 지난 2016년 관광 목적으로 평양을 방문했다가 17개월간 억류된 뒤 귀국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8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을 당시에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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