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8일 본계약… ‘독과점’이 마지막 변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7 17:24

수정 2019.03.07 17:24

현대重, 본계약 뒤 일정은
이사회·임시주총서 물적분할 확정.. 실사 결과 따라 지분변동 가능성도
주요국 이익에 따른 기업결합심사.. LNG선 포함할 경우 문제될 수도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8일 본계약… ‘독과점’이 마지막 변수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8일 본계약… ‘독과점’이 마지막 변수

현대중공업이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8일 체결하면서 한지붕 두가족 체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완전히 품에 안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롭게 신설하는 조선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물적분할을 확정해야 하고,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 앞서 논의한 산은과의 주식교환 비율이 적절한 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중요한 변수는 유럽이나 미국,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는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LNG선의 절반 가량을 이 두 회사가 만든 만큼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일러야 올 연말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사 결과 따라 지분 변동 가능성

7일 금융당국·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과 KDB산업은행은 오는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지난 1월말 발표대로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조선통합지주(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자회사로 대우조선을 둔다. 산은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산은은 2조1000억원 수준의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한 대가로 조선통합법인의 1조2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8500억 상당의 보통주 600만9570주를 받는다. 현대중공업지주(28%)가 최대주주, 산업은행(18%)은 2대주주가 된다.

본계약 체결 후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사회를 열어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산은과의 합의대로 조선통합지주를 설립하기 위한 물적분할을 하기 위해선 주총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총을 통해 물적분할이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인수를 위한 대우조선 실사에 들어간다. 정확한 주식교환 비율을 확정키 위해서다.

현재까지 양측이 합의한 대로라면 대우조선 인수 이후 현대중공업지주의 조선통합지주 지분율은 28%다. 하지만 실사에서 결함이 발견될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현재중공업지주는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도 있다. 실사를 하게 될 회계법인으로는 빅4중 한영회계법인이 유리한 상황이다. 삼일은 대우조선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고, 삼정은 현대중공업의 감사법인이어서 우선 제외된다. 안진과 한영회계법인이 거론되지만, 안진은 2조원대 분식회계 사태가 적발된 지난 2015년 대우조선의 감사법인이었던 만큼 이번 자문을 맡을 수 없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최대 변수는 기업결합심사

다음 숙제는 대우조선에 대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다. 현재까지 합의한 지분율대로 최대주주 현대중공업지주가 총 4000억원을 출자하고, 2대주주 산은과 국민연금, KCC 등 주요주주들이 총 8000억원을 내놓는다. 단, 40%안팎으로 예상되는 소액주주들이 이번 주주배정 유증에 100% 참여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공단과 KCC의 유증 참여 역시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재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2조5000억원 가량이며, 현대중공업지주 역시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만약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제3자배정 등의 방식을 통해 최대주주가 부족한 자금을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은 미국·EU·중국·일본 등 주요국의 기업결합심사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국가에서는 (자국의 산업에) 좋은지 나쁜지 등을 평가하고 결정한다"며, 이 문제가 이번 인수의 최대 과제임을 시사했다.

높은 LNG선 건조 시장점유율이 관건이다. 홍인선 산업연구원 박사는 "시장 집중도를 파악하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가 심사의 기준"이라며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여타 선종만 두고 본다면 HHI지수 상 독과점 우려가 없지만 LNG선을 포함할 경우 지수가 우려할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1월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총 65척 중 두 회사 수주 비중은 총 45척(현중 25척·대우 17척)으로 65%에 달했다. 올들어도 LNG선 12척 중 3분의 1에 달하는 4척(현중 1척·대우 3척)을 이들 회사가 수주했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측은 "선박은 다른 소비재와 달리 매수자가 값을 정한다"며 "문제 없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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