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끌이끌] 노후 걱정 깊어진 ‘낀 세대 5060’.. “아르바이트라도 해야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9 07:59

수정 2019.03.09 07:59

낀 세대 5060, 노후 걱정 깊어져
재취업 알아보는 5060세대...“노후 준비 못 했다”
전문가들 “5060세대를 위한 사회안전망 필요해”
▲고령자 빈곤 심화에 노후걱정 이어진 5060세대 / 사진=픽사베이
▲고령자 빈곤 심화에 노후걱정 이어진 5060세대 / 사진=픽사베이

[편집자주] ‘시선을 끌다 이목을 끌다’. 생각해볼 만한 사회 현상을 가져와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선진국 진입 기준인 3만달러를 돌파했다”고 5일 한국은행은 발표했다. 1인당 연간 3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번다는 건데, 현실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사상자 대부분이 50·60대 생계형 근로자였던 종로고시원 화재 사건, 부산 백골 상태로 발견된 60대 등 한국 사회는 여전히 배고프다.

▲2017 보험개발원 은퇴시장 설문조사 결과 / 사진=보험개발원 보도자료 캡처
▲2017 보험개발원 은퇴시장 설문조사 결과 / 사진=보험개발원 보도자료 캡처

■ 은퇴 전·후 가족 부양 걱정... ‘낀 세대’ 5060
위로는 부모, 아래로는 자녀 문제 등으로 5060은 이중고에 시달린다.
이들은 이른바 ‘낀 세대’다.

지난해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 직장에서 근무 가능한 나이는 평균 43세로 집계됐다. 2017년 기준 기대수명이 82.7세인 점을 고려했을 때 43세는 이제 겨우 반년 산 셈이다.

문제는 돈을 벌 환경이 사라짐과 동시에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자녀 교육비, 자녀 결혼비용, 부모 병원비 문제 등 5060세대의 고민은 날이 갈수록 더해진다.

실제 2017 보험개발원이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6%가 자녀부양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31년 차 직장인 강모(50대·여)씨는 “다른 사람에 비해 직장에서 높은 직급이지만 나 역시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 교육비와 부모님, 시부모님의 병원비가 함께 나가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도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며 불안함을 내비쳤다.

안모(50대·남)씨 역시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지만 대부분 아이 교육비로 나간다. 노후가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육비를 줄일 수는 없다. 요즘 들어 아이를 너무 늦게 낳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중장년 재취업 구직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중장년 재취업 구직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 노후 걱정에 ‘아픈’ 5060, 재취업 전선 뛰어들어
한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 ‘고령’과 ‘빈곤’이다. 고령층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또, 고령화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고령 빈곤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사이, 5060세대들은 노후 걱정에 불안하다. 10명 중 8명이 “노후 준비를 못 했다”고 답했다.

노량진의 한 학원 상담센터를 찾은 마모(50대·여)씨는 “우리 세대 중에 노후 준비가 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라면서 “직장을 퇴직하고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부동산 일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쇼핑몰에서 청소 일을 하는 한모(66·여)씨는 “이 일을 하기 전에 식당에서 일했다”며 “그런데 식당에서 나이를 따지더라,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후 준비를 못 했지만 또, 요즘 젊은 세대들도 힘들지 않냐. 자식에게 도움받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사람도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현모(60대·여)씨는 “자신을 생계형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연금이 없는 사람은 노후가 더 불안하다며, 일할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벌어둬야 한다는 생각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 지하철 매점에서 일하는 A씨는 “아이들 아빠가 일찍 돌아가셨다. 이 일을 하기 전까지 다른 일을 했고 지금은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내 주위에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정말 많다”라며 “부모 병원비를 댄다고 사채 쓴 사람,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지만 그들에겐 파스값밖에 안 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노후걱정은 개인의 몫?... “사회안전망 필요해”
전문가들은 5060세대를 위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그들은 5060세대의 향후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공통된 의견은 냈다.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5060의 베이비 붐 세대의 향후 빈곤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후소득 재원으로서 연금소득(국민연금,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5060세대의 빈곤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도 적지 않고, 퇴직금 또한 중간정산 등을 통해 재원을 소진한 경우가 많다”며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송준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기획팀장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고령화에서 중요한 과제로 ‘신중년(5060세대)’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중년분들이 많이 아프다고 한다.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업이 잘 안 되는 등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전문가들은 5060세대를 위한 사회안전망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5060세대의 노동력은 관심·정책·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그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체계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및 제도의 방향성을 묻는 말에 “사회·정치·경제적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5060세대를 위한 일자리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경우 한 번에 사회복지 수준을 향상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며 “근로소득과 사회안전망을 동시에 강화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060세대 #빈곤 #노후걱정

loure11@fnnews.com 윤아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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