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임금격차 여전해 나의 페이에도 미투를"
서울 곳곳서 '성차별 폐지' 시위
서울 곳곳서 '성차별 폐지' 시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남녀 평등, 성차별 금지 등을 촉구하는 여성 단체들의 크고 작은 시위가 열렸다. 그동안 꾸준히 이어져온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더불어 올해는 낙태죄 폐지 촉구, 미투운동 지지, 클럽 내 강간문화 근절 등 다양한 주제가 의제로 올랐다.
■"성별 임금격차 여전해"
이날 정의당 여성위원회 등 13개 여성 노동계 단체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3회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조기퇴근시위'를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성별임금격차 100:64를 하루 기준으로 계산하면 오후 3시 이후부터 여성은 무급으로 일하는 격"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시위를 주최해 왔다.
시위에는 4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참석해 최저임금 일자리를 차지하는 여성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일터 내 성희롱, 성폭력 및 성차별 조직문화를 규탄하는 '나의 페이 미투'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채용 성차별, 최저임금, 성희롱과 성폭력 철폐를 외쳐왔지만 여성의 노동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여성의 노동은 비정규직, 최저임금, 경력단절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구조 속에 여전히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일반 여성 노동자와 대학생, 시민들도 다수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대학생은 "고등학생 때 강남역 살인사건 소식을 듣고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게 됐다"며 "앞으로 노동자가 될 사람으로서 남녀가 평등한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싶고, 이런 사회적 운동이 토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투운동 지지·낙태죄 폐지'
민주노총도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3·8 세계여성의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채용·임금·승진에서의 성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주최측 추산 15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이들은 "일터에서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로 구분된 것은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에 대한 착취와 편견의 산물이자 남성중심 가부장제가 일터에서 구현된 결과다"고 지적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대회사를 통해 직장 내 여성들의 임금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악해 저임금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이 직접적으로 공격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정리해고·폐업하는 기업주가 늘어나는 등 임금인상효과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미투운동 지지와 낙태죄 폐지 등도 촉구했다. 이들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 낙태죄를 두고 책임을 여성에게 묻는 것은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여성의 사회권과 경제권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서울 도심 곳곳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집회와 행사가 열렸다. 노동당과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등은 '#스쿨미투 성폭력의 역사를 끝내자'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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