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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브렉시트 표결에 제동건 英하원의장.. "같은 제안 또 내지 마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9 14:21

수정 2019.03.19 17:09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이 18일(현지시간) 수도 런던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이 18일(현지시간) 수도 런던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탈퇴 기한에 쫒기고 있는 영국에서 하원 의장이 정부의 3차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수정안 표결에 제동을 걸었다. 자꾸만 같은 표결을 반복하지 말라는 주장인데 3차 합의안 통과 이후 EU 정상들과 브렉시트 연기를 협상하려던 영국은 표결이 지연되면서 계획보다 오래 EU에 남게 생겼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 버코우 하원의장은 18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정부가 지난주(12일) 149표 차이로 부결된 제안(2차 수정 합의안)과 같거나 상당히 같은 제안을 다시 제출한다면 이는 적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604년부터 내려온 의회 관습에 따라 같은 안건에 대한 표결을 중복해서 진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월 15일 하원에 합의안을 제출했으나 역대 최대 규모의 반대표에 부딪쳤다.
그는 이후 합의안을 수정해 이달 12일 합의안 표결에 나섰으나 다시 패했다. 버코우 의장은 2차 표결의 경우 정부가 내놓은 합의안이 1차와 상당히 달랐으므로 적법하다고 밝혔다.

버코우 의장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메이 정부의 브렉시트 일정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영국 하원은 지난 13~14일 투표로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고 다만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행 일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20일까지 합의안을 다시 표결에 부쳐 통과할 경우 오는 6월 30일까지 EU를 탈퇴하고 부결된다면 그 이후로 탈퇴 시점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BBC는 메이 총리가 일단 20일 전에 3차 합의안 표결을 마치고 21일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가서 EU로부터 연기 승낙을 받아낼 계획이었다고 분석했다. BBC는 메이 총리가 21일 전에 EU와 접촉해 새로운 양보를 받아낼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사실상 이번주 3차 합의안 표결은 물 건너갔다고 진단했다. 이어 표결을 위해서는 의원들이 하원 규칙을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키거나 정부가 제안을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며 정부가 합의안에 국민투표 재시행 여부를 끼워 넣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콰시 콰텡 영국 브렉시트 차관은 메이 총리가 우선 EU 측에 연기를 요구하는 편지를 쓸 것이고 연기 기간이 3차 합의안 표결 결과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짧은 연기를 원한다며 "만약 3차 표결이 열리지 않거나 부결된다면 우리는 아마도 보다 오래 브렉시트를 미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 정부의 로버트 버클랜드 법무차관은 버코우 의장의 주장에 "헌법적 위기"를 초래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반면 그동안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에 반대했던 강경파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웬 패터슨 전 환경부 장관은 버코우 의장의 발언이 "현 상황을 좌우할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강경파 인사들 또한 메이 정부에 기존과 달라진 합의안을 촉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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