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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쏟아지는 버닝썬 사태..검찰, 과연 수사 의지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1 11:45

수정 2019.03.21 11:45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찰 유착과 마약 유통·투약, 성폭행 등 '버닝썬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경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 이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이나 정부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해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향후 쏟아지는 피의자들의 검찰 송치 및 공소 유지 차원에서 결국 수사팀을 확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사지휘'...검찰 의도는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버닝썬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신응석 부장검사)는 경찰이 수사를 확대한 만큼 직접수사가 아닌 수사지휘를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찰에 직접적인 수사지휘를 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현재 경찰은 152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해 △가수 정준영(30) 등의 불법 촬영물 유포 의혹 △버닝썬 폭행 사건 △마약류 의혹 △버닝썬·경찰 유착 의혹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성매매 알선 의혹 △윤모 총경과 연예인들 간 유착 의혹 등을 본격 수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는 "경찰이 사활을 걸고 나서는 수사를 방해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면 경찰에 자극을 줄 수 있어 (검찰이) 자제하는 것"이라면서 "검찰이 바라만 보는 건 아니지만 일단 경찰이 수사를 확대했으니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청의 한 검사도 "경찰이 수사를 확대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싸움을 부추기기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논의에 논의를 해서 수사팀 배당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정부 개입설도 나왔다. 대검찰청 한 간부는 "윤모 총경이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적 있다"며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게 되면 민정비서실 시절의 비리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어 직접 수사를 막았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지난 14일 대검이 국가권익위원회가 수사의뢰한 승리, 정준영 등 관련한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나흘이 지나서야 사건을 맡을 부서를 결정했다. 통상 1~2일 걸리는 수사팀의 사건 배당을 길게 끌면서까지 논의를 거듭했던 것이다.

■'종과부적'..."檢 수사팀 늘릴 것"
직접 수사를 할지, 수사 지휘를 할지에 대해서도 민감한 사안인 만큼 내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이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찰 수사를 못믿겠다는 조직 내부 여론에 부응해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선 검사들은 검찰이 수사지휘를 공헌했으나 사건이 커지면서 경찰에게만 수사를 맡기는 게 '중과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검의 다른 간부는 "이 사건 피의자들이 무더기로 검찰 송치가 되면 수사든, 공소유지든 모두 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팀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향후 있을 일에 대해 지금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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