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를 위해 전직 경찰관에게 전달된 돈은 버닝썬 이성현 공동대표의 개인 돈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문호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거쳐 마약 혐의로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20일 "이 공동대표 등을 상대로 자금 출처를 조사했으며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이 공동대표의 개인 돈으로 확인됐다"면서 "버닝썬의 사내이사였던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미성년자 출입 무마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 공동대표와 자금 전달책 이모씨의 통화에서 '승리가 보고 받았다'는 대화가 담긴 녹취록도 확보했다.
다만, 경찰은 "대화 녹취 내용의 앞뒤가 없고 누군가가 보고했다는 내용만 있어서 무엇을 보고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며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동안 버닝썬 측이 전직 경찰관 강모씨를 통해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 왔다. 이 공동대표는 사건 무마를 청탁하며 강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경찰은 특히 승리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18일 승리를 비공개 소환해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했다. 승리는 마약류 투약 의혹으로 입건된 상태는 아니며 내사 단계라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병무청은 승리가 제출한 입영연기원을 검토한 결과, 현역 입영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이던 승리의 육군 입대일이 3개월 연기됐다. 병무청의 승리 입대 연기로 경찰이 수사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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