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문제를 두고 영국과 협상중인 EU측이 오는 4월 중순까지 영국에 연기 방식을 결정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다만 EU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내년 이후까지 연기한다며 그에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EU 정상들이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후통첩 내용을 보면 메이 총리의 선택지는 2가지다. 첫 번째는 EU와 지난해 11월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오는 6월 말까지 무슨 수를 쓰던 영국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다. EU는 메이 총리가 이를 수락한다면 아무런 추가 조건도 붙이지 않고 브렉시트 시행일을 이달 29일에서 6월 30일까지 연기해 줄 생각이다.
만약 메이 총리가 첫 번째 선택지를 거부한다면 EU는 브렉시트 시행일을 내년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다. 유럽의회 총선이 오는 5월 23일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영국이 EU에 남아있다면 영국 역시 후보를 내서 EU 정치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만약 영국이 6월 말에 EU를 떠날 수 있다면 유럽의회 내 영국 의석은 다른 회원국들에게 배분된다. EU 정상들은 메이 총리에게 4월 중순까지 2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외교 관계자들은 EU 정상들이 오는 28일이나 29일에 긴급 회동을 열고 기존의 브렉시트 시행일(3월 29일) 연기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셸 바니에르 EU 수석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19일 연설에서 영국이 EU에 오래 남는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 연기는 불확실성을 연기하는 것이며 불확실성은 대가가 있다"며 "우리가 좋은 이유 없이 연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니에르 대표는 "나는 연기가 길어질 경우 무언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느낀다"며 "새로운 정치적 과정이나 사건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EU 관계자는 EU 정상들이 내년까지 넘어가는 브렉시트 연기에 동의하려면 메이 총리가 시간표나 새로운 브렉시트 국민투표, 새 총선간이 현재 의회 내 갈등을 해결할 분명한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같은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연기 기간을 짧게 잡고 싶어 하지만 만약 연기가 길어질 경우 EU에 계속 잔류하는 것을 거부하는 브렉시트 강경파들을 설득하기 쉬워진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메이 총리와 회동한 정부 내 강경파들은 브렉시트가 올해 6월 이후까지 미뤄진다면 전부 사표를 쓰겠다고 위협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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