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브렉시트 주도권, 英 하원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6 17:09

수정 2019.03.26 17:09

하원, 27일 의향 투표로 합의안 대신할 대안 결정
메이도 결정 따를지는 미지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운데)가 2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다른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운데)가 2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다른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논의 주도권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서 영국 하원으로 넘어갔다. 앞서 두차례 정부가 제안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 부결로 메이 총리의 리더십 부재로 의회가 직접 나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원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의향 투표'를 통해 메이 총리가 EU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신할 대안을 찾을 예정이다.

25일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향후 계획 관련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의향투표'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수당 올리버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찬성 329표, 반대 302표로 가결했다. 의향투표란 하원 과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선택지에 대해 투표하는 것이다.


이날 수정안은 오는 27일 의사일정 주도권을 정부가 아닌 의회에 부여해 정부가 제시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외에 의회가 제안하는 브렉시트 대안들에 대한 토론을 벌인 뒤 의향투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브렉시트 정국을 의회가 주도하게 되는 셈이다.

레트윈 경의 수정안은 그러나 이번 의향 투표에 어떤 대안을 포함할지를 비롯해 투표 진행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담지 않았다. CNN은 의향투표에 오를 선택지로 △기존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 △영국이 EU 탈퇴 후에도 경제협력을 유지하는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 △노딜 브렉시트 △브렉시트 철회 등을 포함한 7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의원들이 브렉시트 이후 EU와 경제협력을 유지하는 방안과 2차 국민투표 실시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메이 총리는 표결에 앞서 수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통과를 저지하라며 보수당에 부결을 지시했지만 보수당 내에서 반란표가 30표나 나와 패배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리처드 해링턴 기업부 장관, 앨리스터 버트 외무부 장관, 스티브 브린 보건부 장관도 포함됐다. 이들은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지자 찬성표를 던지기 위해 각료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하원 표결에서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가결됐지만 메이 총리가 실제 의향투표를 할지는 불확실하다. 의향투표는 공식 인준 효력이 있는 승인투표와 달리 통과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계획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은 지닌다.

실제 표결에 앞서 메이 총리는 의향투표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고 정부가 하원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확답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의향투표는 모순되는 결론에 도달하거나, 전혀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부는 의회에 백지수표를 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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