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LED 특허출원 살펴보니
美·中이 절반 차지… 한국은 14%
독점권 가진 해외국가도 1곳뿐..디스플레이분야중 아직 신생시장
국가차원에서 기술개발 지원해야
美·中이 절반 차지… 한국은 14%
독점권 가진 해외국가도 1곳뿐..디스플레이분야중 아직 신생시장
국가차원에서 기술개발 지원해야
미래 IT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LED 분야에 대한 특허출원량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비중은 고작 1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허지표로 기술 주도권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미래 디스플레이산업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마이크로LED 특허 지표 '암울'
1일 특허청의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산업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마이크로LED 분야에서 전 세계 특허출원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허청이 지난 2000년부터 2018년 4월까지 공개된 특허 누적출원량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전체의 14.4%에 해당하는 243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525건, 중국은 353건으로 전 세계 마이크로LED 특허의 51.9%를 차지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강국인 대만은 140건이었고, 아일랜드는 91건으로 집계됐다.
특허출원 수에서 미국, 중국 등에 뒤진다는 점도 문제이지만 해외시장 확보율이 낮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된다. 외국 시장에서도 독점적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국가에서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해외시장 확보율이 평균 2개국에 그쳤다. 국내시장을 제외하면 평균 1개 국가에서만 추가로 특허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한국의 해외시장 특허확보율은 특허출원 상위 10개국 가운데 9위로 아주 낮았다.
한국보다 특허출원량이 적은 아일랜드는 평균 5.07개국의 해외시장을 확보했다. 절대적인 양적 지표는 한국보다 뒤처지지만 사업화를 따져봤을 때는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4.81개국, 대만은 2.99개국이다. 다만 중국은 1.17개국으로 한국보다 적었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상위 8개국의 평균 수치는 3.89개국"이라며 "한국은 마이크로LED 분야 특허가 양적 지표와 질적 지표 모두에서 뒤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
마이크로LED는 다양한 응용도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주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특허청이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디스플레이산업을 진단하면서 특히 마이크로LED에 집중한 이유다.
마이크로LED는 빛을 내는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조각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든다. LCD, 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은 커다란 마더글라스(mother glass)를 필요한 크기로 자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와 달리 마이크로LED는 크기와 형태에 제약 없이 모듈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폴더블, 롤러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유리하다.
응용분야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 분야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같은 차량용 디스플레이다. 전자·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시장에서 저전력 디스플레이는 중요한 요소로 꼽힐 수밖에 없다.
■지원 통해 유망기술 도출해야
마이크로LED는 아직 연도별 특허출원량이 300건에 그칠 만큼 신생시장이다. LCD, OLED 등 이미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시장은 연도별 출원량이 수천건에 이른다. 마이크로LED 특허출원량은 지난 2013년부터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초기기술인 만큼 극복해야 할 기술과제도 만만치 않다. 수천개에 달하는 칩 하나하나를 기판에 옮겨야 하는 만큼 제조단가가 높다는 점이 가장 먼저 지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다양한 융합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페이스북 등 주요 해외 플레이어는 자체 기술개발과 더불어 마이크로LED 분야 스타트업 인수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지식재산권 기반의 기술개발 전략 방향성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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