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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참패' 바른미래 분당 위기...패스트트랙·이언주 징계도 '불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5 15:43

수정 2019.04.05 15:48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마친 손학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후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2019.4.5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마친 손학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후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2019.4.5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폭발했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겨냥해 "거취를 결정하라"고 직격하는가하면 "이참에 갈라서자"는 분당을 시사하는 말까지 나왔다.

당 내부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기도 전에 '당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孫 나가라"vs"이참에 갈라서자"
이날 회의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수습을 놓고 당내 갈등이 분출됐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간고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이 상태로는 (수권 정당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부는 즉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한다"며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3.57% 득표율로 정의당·자유한국당은 물론 민중당에도 밀리며 4위를 기록한 데 대한 비판을 한 것이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손학규 방식에 대해 '아니다'라고 했다. 이대로 가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면서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계에서는 "(바른정당계와) 이참에 갈라서자"는 폭탄 발언이 나왔다. 이찬열 의원은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은 뜻 맞는 사람들과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할 때"라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몇명 의원들의 내부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김수민 의원은 "뭉치느냐 흩어지느냐, 바른미래당의 간판을 내릴 것이냐 말 것이냐가 문제"라며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비공개 회의로 전환 뒤에도 상대 진영을 향한 성토는 계속됐다.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현 지도부 체제를 종식시키고 새 출발을 하자"라고 했지만, 국민의당계 박주선 의원은 "총선 전에 당이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이 진짜 문제"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전 대표는 회의에 왔지만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孫사퇴 일축...당은 가시밭길
손 대표는 이에 "쓰디쓴 패배가 아닐 수 없다"면서도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앞으로도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선거법 및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안건의 신속처리)을 놓고 내부 갈등이 표면화 될 수 있어서다. 지도부는 패스트트랙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당 내부에선 패스트트랙 인해 '분당' 상황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가 손 대표를 향해 막말을 한 이언주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한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처분으로 이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탈당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번 징계에 대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연쇄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바른미래당은 다음주 내로 의원총회를 열어 보궐선거 패배 및 내년 총선 준비, 패스트트랙 추진 현황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서로 간 이견 팽팽한 만큼 갈등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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